지역행사 중에 나오다 교차로상에서 접촉사고가 있었습니다. 경찰이 달려왔고 양쪽 보험회사 현장조사원이 왔습니다. 현장사진이 찍혀지고 사고경위에 대해 수없이 질문을 받고 또 대답을 했습니다. 경찰조서를 꾸미고 양측 보험사에서 과실여부를 따져 퍼센트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보험금 지급이 되었습니다. 가해자는 비용출혈과 보험금 할증과 딱지를 끊었고, 피해자는 통원치료를 하며 상응하는 보험금을 탔지요. 교통사고가 나면 이런 과정이 따라옵니다. 원인과 결과가 당연하듯 규명하게 되고 나타나지게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말씀들 잘 하셨습니다. 세월호가 교통사고와 같은거라고요. 재수없게 하필 그때 모든 악조건 속에서 사고를 당한거라고요? 그럼 그 다음 말씀도 하셔야지요. “교통사고가 왜 났데?” 하고 말입니다.
왜 교통사고와 같은 거라는 말에서 끝내는 거지요?
한 학교, 한 학년의 학생들이 거의 사라져버렸습니다.
어쩌면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이라면 슬픔의 정도가 조금쯤은 흐릿하게 변해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이기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거고 내 자식들이기에 잊을 수도 잊혀져서도 안 되는 겁니다.
안산호수공원 내 세월호희생자들의 정부합동분향소 때문에 장사가 안되어 영업피해를 입었다고 유원지내의 상인들이 유족과 안산시와 경기도를 상대로 그간의 손배상을 하라며 소송을 한다고 합니다. 내가 입은 피해입장의 시선이 다른 것은 이해하나 먹고살기 힘든 육신의 고단함이 생명에 우선되어있지는 않지 말입니다?
어제 기록물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소재가 416기억저장소의 희생자들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물에 뜬 한 여학생의 짐가방에 든 물건들이 짠 바닷물에 잠겨져 있어 고약한 악취와 변질 된 옷들인 채로 유가족에게 전해지고, 그 엄마는 두어달에 걸쳐 손으로 빨고 말리고 또 빨고 말리고를 반복해 고이 접어 기억저장소에 보냈다고 합니다. 딸을 기억해달라고 하면서....
학창시절 단 한번뿐인 수학여행을 위해 들뜬 마음으로 하나하나 고르며 준비한 옷가지와 소품들을 소중하게 가방에 넣었을 아이의 손길이 전해져 보고만 있어도 엄마는, 그리고 아빠는 피눈물을 흘립니다.
수학여행 갔다와서 세탁기 안에 넣어져 대충 빨아 널게 되었을 그 옷들이 유품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엄마는 바닷물에 삭아진 옷들을 세탁기에도 못 넣고 손으로 주물주물 빠는 것을 반복하게 될 줄 상상조차 못했을겁니다.
왜 사고가 났는지, 은폐하고자하는 거대음모가 무엇인지 진상규명 아니, 교통사고의 원인을 알고자 하는게 무엇이 큰 잘못인건지 말씀해주십시오. 절대권력 앞에 처절하게 농락당하는 힘없는 그들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지 않으면 차라리 입을 다물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경제가 힘든 것이 그들만의 잘못인양 몰아가지 마세요. 대상이 잘못되었습니다.
자식 죽음에 보험금이나 욕심내는 파렴치한으로 몰아가지마세요. 지급하기로 했다! 와 유족들이 수령했다! 는 정반대의 사실입니다. 언론플레이에 놀아나는 것에 쪽팔려야하는겁니다.
전국민이 1년 넘게 그만큼 애도했으면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하셨습니까? 1년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기억해야합니다. 교통사고의 원인을 밝혀야합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죗값을 치러야합니다. 망각하지말고 늘 기억해서 조심해야합니다.
다음 차례는 우리아이가 될 수도 있고 당신의 아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소중한 가족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금은 서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어 쥐어짜내고 부자들은 혜택을 받습니다. 노블리스오블리제는 사라지고, 있는자들은 유사시 세월호 선장처럼 제 목숨들 부지할 장치는 모두 마련해 놓았을겁니다.
무지렁이 백성이란 말은 그들의 음모와 언론플레이에 세뇌를 당하는데서 오는 결과물인 것입니다.
진실은 세월호 희생자 아이들이 바다에서 보내 온 메시지에 들어있고, 유가족들에게 있으며 바닷속에 가라앉아있는 세월호에 담겨있습니다. 세가지를 제외한 모든 이야기들은 진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그들의 말을 믿어주고 그들이 흘리는 피눈물에 시선을 거두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잊지말아주십시오. 돌멩이, 던지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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