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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마을이야기

군자애향인 놀이한마당 - 장터모습


"여기 내 친구네가 하던 신발가게였는데.."

이름 그대로 만물상회!

갖가지 잡화를 팔던 가게였다고 합니다.


옛 도일시장에 있던 가게 중  몇 안 남아있는 귀한 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군자염전시절, 고된 염부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사람들은 도일시장에

무수히 많았던 일명 '니나노'집에 모여 하루의 고단함을 풀었다고 합니다.




낮에는 짜장면을 팔고 밤에는 술을 팔았던 곳.



친구가 놀러오면 가장 큰 접대가 바로 황해옥에서의

짜장면이었다고 군자동 토박이들은 말합니다.



군자양조장은 많은 분들의 삶이 들어있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지요.

어릴적 엄마가 주전자를 손에 들려주며 "막걸리 한되 받아와라!" 심부름 시키면 왜 그리 싫었던지요...


한 밤중, 동생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막걸리 담긴 댓병짜리 술 들고 쫄래쫄래

걸어야했던 시골의 옛길을 지금의 나이 든 누이가 말합니다.



주인이 준 술찌끼로 허기를 채우고

주전자 한모금 몰래 먹고 취한적도 있던 그때...

발그레한 뺨으로 대문을 들어서면 엄마는 "이눔시키"하며 한 대 쥐어박곤 했습니다. 


꿀밤 한대 맞아도 기분은 좋았던 시절입니다..



도일시장에서 가장 오래 된 정다방은 2016년을 마지막으로 70년의 역사속에사라졌습니다.


마을 노인들이 하루종일 앉아 쌍화차 한 잔 시켜놓고 장기를 두던 사랑방.


다방커피 한 잔 사이에 두고 맞선이 이루어지며 자욱한 담배연기 속에 문학을 논하고 삶을 노래하던 곳.


팔십노인은 다시는 오지않을 그 시절을 떠올리며

사라진 다방 아래 쪼그리고 앉아 곰방대 하늘에 날리며 하염없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설렁탕을 맛깔스럽게 끓여대던 풍년옥은 도일시장에서 가장 큰 가게였다고 하는데요,



자식 많은 집안 바람 잘 날 없는 것처럼 어느날 갑자기 사연과 함께 사라진 풍년옥을 보며 

"우리 둘째딸이 그 집으로 시집갔어" 라며 반가움을 표합니다.



그림에서 어떤 것이 눈에 띄었나요^^ 파란색 둔탁한 빙수기? 통에 담겨있는 냉차?

분식집 아주머니가 거친 빙수기로 얼음을 갈면 하얀 얼음알갱이가 빙수그릇에 산처럼 쌓였지요...



옆으로 흘려지는 얼음이 아까워 "흘리지마요~ 아까워요!"하며 손으로 쓸어먹던 기억.

팥 하나만 들어가도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었습니다.

뜨거운 여름, 냉차는 또 얼마나 시원했던가요~



그렇게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도일시장의 모습을 재현하면서 점포를 만들어 군자주민들과 군자애향인들은 초청하였습니다.



시흥시 향토사료실과 시민소통담당관실에서 제공해준 군자면 사진들을 보면서 예전의 군자면 마을과 사람들을 만나게 했습니다.



"이야~ 이 사진이 어떻게 있대" 하며 감탄해하는 애향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옵니다.



어려운 발걸음, 고향에서 치러지는 군자애향인 및 3세대어울림한마당을 보러 온 애향인들은

기억 저 편에 익은 모습들을 보며 그저 감사함을 전합니다.



사회의 변화속에 뿔뿔이 흩어져야 했던 애향인들.

물리적인 변화는 있어도 감성의 속은 남아있어 그 감성을 건들면 울컥 눈물이 앞을 가리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을 모으고 그들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그들의 시간속으로 들어가 그때그랬지..라는 기억을 지금의 세대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군자동 주민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시흥의 대표되는 유일한 산, 군자봉이 있고, 아름다운 산들공원이 있으며,

시흥시의 뿌리인 군자동에 살고 있으니까요.



3세대가 어루어진 이번 행사에 더해서 애향인들까지 함께 한 뜻깊은 역사의 재현 현장.



그들에게는 토박이들만의 가질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 도움주신 군자동유관단체에게 감사드립니다.

군자양조장을 맡은 자율방범대,

통통제와 순찰의 어머니방범대,



황해옥을 맡아 짜장면을 만들어준 체육회와

정다방의 바르게살기위원회,



산들분식에서 떡볶이와 순대, 소시지를 맡은 통장협의회



전날부터 사골 푹 우려 고생한 풍년옥의 주민자치위원회, 그리고 만물상회의 추억의 과자를 맡은 적십자까지... 마지막으로 서빙을 해 준 새마을부녀회와 청소년지도협의회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노인회의 걸쭉한 노래가 무대 위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10개의 유관단체는 이렇게

애향인과 주민들을 위해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첫 회였던 이번 행사는 더 보완하여 더 좋은 기획으로 내년을 기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