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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마을이야기

주민이 가꾸는 담벼락 화원

 

주민이 주인인 시흥. 그 안에 살고있는 골목 안의 주민. 매일 다니는 골목은 어쩌면 무관심의 대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방치되어있던 흉물스런 골목이 화사해졌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흙탕물로 담벼락과 골목은 더럽혀졌고 이름모를 잡초들과 뿌리깊은 칡덩쿨로 담벼락은 골목을 슬럼화 시켰습니다.

 

 

그래서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주택에 사는 주민 김정숙(군자동, 53세)씨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뿌리깊은 칡넝쿨을 직접 손으로 뽑고 잡초들을 제거하는 일부터 시작했는데요,

 

 

관의 도움을 받아 제거된 넝쿨 2.5톤 정도는 처리 되었으나, 드러난 담벼락을 어떻게 꾸밀것인가는 숙제로 남았습니다.

 

 

김정숙씨는 꽃을 사서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를 3년. 채송화만 심었던 전년도에 비해 올해는 더 많은 꽃들을 심었습니다.

 

이유가 있지요..

 

 

매일 꽃을 심고 물을 주니 이웃주민들이 동참하겠다고 나선겁니다.

 

 

함께 풀을 뽑고 물을 주고 또 화원에 가서 꽃을 사와 심고....

그러니 또 다른 이웃주민인 할아버지도 동참합니다.

 

 

베란다 창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담벼락 화원은 할머니의 하루의 낙이 됩니다.

 

 

꽃을 좋아하는 할머니는 두명의 이웃 아주머니가 가꾸는 꽃을 보고 꽃을 사줍니다.

 

거동이 불편하여 창문을 통해 보는 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하니 행복이란 거창한 무엇이 아니어도 되는가 봅니다.


 

담벼락 위에 심어져있는 상추며 고추는 이웃 주민들에게 나누어주는 인심으로 길러집니다.

 

 

죽은줄 알았던 철쭉이 강한 생명력으로 척박한 조건의 흙을 뚫고 올라올 때의

그 감동을 잊을수 없습니다.

 

 

거모동으로 이사온지 8년.

골목에 사람 사는 정을 심고 싶었던 김정숙씨는

욕심같아서는 담벼락 전체에 꽃을 다 심고 싶지만

한계에 부딪힙니다.


 

그래도 친정엄마가 택배로 보내 준 꽃으로 조금 더 영역을 확장해봅니다. 


 

너무나  가물어 물주기에 정성을 들이고 있지만

짧은 호스가 야속하지만 합니다.



어느 한사람의 작은 생각이 골목을 변화시키고 그것이 이웃에게 전달되어

그 효과는 진정한 골목자치로 남게 됩니다.

 

주민이 직접 가꾸는 골목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솔한 마음이 담겨있어

가치와 보람은 그 어느 것보다 값질것입니다.

 

내년에는 빨간색 양귀비가 올라올거라고 하니 분위기 있는 골목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