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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생활행정에서 찾은 ‘희망’ 곽영달


학력: 인하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사회복지사 2

경력: 전 시흥시청 문화복지국장, 전 시흥시청 경제활성화전략본부장, 전 시흥시청 환경국장

현재직함: 자유한국당 시흥 부위원장, ‘시흥생각대표

 

정왕본동은 시 전체를 두고 보면 정주의식이 부족하고 열악한 지역이다. 많은 외국인이 이주해 와서 살다보니 힘든 환경이 된 것이다. 곽영달 시흥시 전 국장은, 평생교육원장 재직 당시 이 지역에 대해 접근을 해보고자 하였으나 어느 부서에서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연함도 있지만, 책임소재 부분이나 부담 때문이다.

 

심각한 쓰레기문제는 청소과에서, 늦은 귀가에 도로 한복판 주차사태로 번번이 싸움이 일어나는 지역은 교통부서에서, 경관개선은 경관디자인과에서... 산재한 문제들은 해당되는 각 과에서 전담하여 매달릴만큼 종합적인 접근이 전혀 되지 않는 퇴락지대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마침 교통부공모사업인 천지인마을만들기응모를 했는데 채택이 됐다. 4개년 사업으로 지원받아 어디서부터 접근할까를 우선 고민했다. 그때가 2011년도. 평생교육실천협의회와 함께 마을조사부터 시작했다. 조사 결과 가장 심각한 쓰레기문제가 압도적이었다. 두 번째는 주차난문제, 세 번째가 실거주자가 주로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기에 집주인이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닌 부동산 업체에서 관리를 하다 보니 사람살기에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이를 한꺼번에 접근할 수 없으니 우선 심각한 쓰레기문제부터 해결해보자 했다. 쓰레기 배출이나 재활용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6,70년대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 쓰레기를 태우거나 버리거나 했던 인식이 지금의 그들에게 있다. 그들은 2, 3층에서 음식물이나 일반 쓰레기가 든 검정비닐봉지를 휙 던져버린다. 많이 계도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아침만 되면 쓰레기가 가득하다. 그렇다고 번번이 시에서 치워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쓰레기 및 재활용을 배출하는 방법을 팜플렛으로 제작하여 공급했다. 동시에 실시한 것은 교육이다. 그러나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낮에는 모두 일터로 나가고 밤에는 늦게 들어온다.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만날 수가 없는거다. 또 대부분이 외국인들이다 보니 말이 통하지 않는 것도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그 다음 고민에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보자했다. 노란별 마을사업은 그때 탄생했다.

여성가족과와 연계한 노란별 마을사업은 재활용, 일반쓰레기, 음식물 함을 만들어 쓰레기 분리를 유도했으나 실패했다. 교육의 미비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결과였다.

 

그 다음 시도한 것이 부시장 주재 하에 민간 거버넌스 협의체를 만든 것이다. 뜻이 있는 주민들을 모두 모아서 머리를 맞대며 여러 접근방법을 모색했다. 주민이 직접 관여하고 주도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주효했다.

 

국장주재로 변경하고부터는 민간 거버넌스 회의를 매달 진행했다. 회의에서 지난달의 결과를 평가하고 다음 달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민간 거버넌스협의체는 주민대표(집주인대표, 청소업체대표, 부동산대표, 통장, 일부 세입자등)들이 구성원이다. 그들은 공동으로 협력방안을 내놓으며 실행해나갔다. 우선 부동산에서는 세를 놓을 때 세입자에게 팜플렛과 쓰레기봉투를 나누어주면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는 정보를 주었다. 그리고 인근 마트마다 방문하여 1회용 검정봉투를 주지 말라는 협조를 구했다.

 

원룸단지는 주로 외국인들이 많이 거쳐간다. 한달, 석달... 그러니 정주의식이 없다. 그렇다면 이들로 인한 쓰레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집주인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했다. 그러나 집주인들의 반응은 썰렁했다. 관리를 대행하고 있는 부동산에서만 연락이 올 뿐이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쓰레기문제에서 청결명령제를 도입했다. 행정력이 발동되면서 치우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했다. 관련법령에 의해서 자기 건물 안에는 자기가 청소를 하게 되어있다. 반응은 즉각이었다. 자기 집의 쓰레기문제는 거의 정착단계가 되었다. 그러기까지 4년이 걸렸다. 거버넌스회의 2, 동시 실행 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자리가 잡힌 것이다.

 

야간 길 한복판에 주차를 하던 행위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주차를 하면 안된다는 인식이 많아졌다. 인근 공원에서는 낮이고 밤이고 술 마시고 싸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협의체에서 지속적으로 찾아가 설득하여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을 계도했다. 시설개선을 통해서도 상당 부분 개선이 되었다. 이는 같이 어울려 사는 마을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속적 활동을 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거버넌스 회의를 하면서 지역공동체는 다문화와 이웃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으면 안되기에 다문화과와 청소과등 해당부서 전체를 모아서 거버넌스 회의를 함께 진행했다. 정왕본동은 어느 한 부서에서만 해결할 수 없다. 동시다발적 각 과의 유기적 협조가 있어야 한다.

 

이제는 민간협의체에서 더디지만 하나씩 개선을 해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이렇듯 사업을 통해 집중적으로 단계별 접근을 하니 상당부분 해결이 되었다. 이제는 지속적 관리를 해야 할 단계다. 쓰레기문제와 주차문제에서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주민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어야 한다. 관의 개입은 한계가 있다. 스스로 하지 않으면 다시 슬럼화 현상이 되고 만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정왕본동 주민들의 생활은 열악하다. 홀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외국인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방이 싸니까이다. 외국인 뿐 아니라 내국인들도 많다. 오갈데 없는 이들이 쪽방처럼 찾아드는 곳이 정왕본동이다. 원곡동이 포화상태가 되고 방값이 비싸지면서 본동으로 유입해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전철역 주변이며, 일거리가 많은 공단의 접근거리가 가장 좋은 곳이 정왕본동이라는 것이다.

 

정이마을공동체와 민간거버넌스협의체가 있으니 개선가능성의 희망이 보인다. ‘천지인마을만들기사업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 손을 놓아버리면 원상복귀 되는것은 금방이다. 상당기간 거쳐서 했던 부분을 지속적으로 민간협의체에서 자생력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시에서는 역량 지원을 해주어야한다. “민과 관이 함께 참여해서 그들의 의견을 같이 나누며 해결해나가야 정왕본동의 문제는 해결이 된다라고 본다. 민간협의체가 지쳐서 포기하지 않도록 시와 동과 민간이 함께 해야 사람 사는 동네가 만들어진다. 민간협의체가 제 기능,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꾸준한 지원을 함께 해야 한다.

 

원룸단지 문제만이 아닌 대우푸르지오 아파트가 있는 죽율동과 그 너머의 자연부락등의 주민편의시설은 물론, 전철 아래 고물상, 정왕역 앞의 흉물스런 공간들도 환경개선에서 해결해 나가야할 부분이다. 정왕본동은 그래서 상당히 복잡한 동네다. 그런 부분들을 인내심을 가지고 합동으로 해결을 하지 않으면 마을의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민간협의체나 지역공동체에서 마을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람을 끌어들여 발굴해야 한다. 찾아보면 음악이나 미술활동을 하는 분들이 있다. 그들의 건전한 생각을 끌어내서 공동의 관심사를 갖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만 먹고사는 것에만 신경쓰게 된다. 그러면 굳이 이 동네의 힘든 일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주민들과 내국인의 관계 형성의 방법은 이웃이 되게 하는 방법이다. 외국인, 내국인 서로가 경계하는 현실에서 우선 내국인들이 마음의 문을 열어야한다. 외국에서 와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생활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고 경계심은 물론 피해의식도 갖고 있다. 접촉횟수를 늘려야 한다. 모임이나 행사를 통해 기회 제공을 해야 한다. 노력을 해야 함께 살 수 있는 동네가 된다. 결국 사람이 문제이며 사람만이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거리가 만들어지고 외국인 음식점이 많아지며 외국인 상권이 활발해지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한다. 다양한 음식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생각... 부정적으로만 생각한다면 해결책이 없다. 그렇다고 쫓을 수는 없지 않나. 결국 그들을 들어오게 한건 내국인들이다. 그렇다면 건물주들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시간을 투자해서 살기 좋은 정왕본동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힘에 겨우면 관리위탁자들이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한다.

 

정왕본동은 전체를 놓고 공약하기가 힘든 지역이다. 공동묘지부터 기지창철도, 뒷방울저수지까지, 시민들에게 휴식장소로 돌려주어야 한다. 사람 사는 마을은 쾌적해야한다. 사람이 살기 편한 동네, 휴식이 있는 동네로 만들기 위한 작업은 꾸준히 이어져야 하며, 이는 결국 주민이 만들어가야 한다. 마을은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본동만의 특성, 다문화의 특성을 살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마을, 왕래를 하는 마을을 만들면 좋겠다. 마음의 문을 열고 동네발전을 위해서 내가 먼저 다가가고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정왕본동은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것이다.

 

마을을 바꾸는 힘! 그것은 곧 마을주민들이며 정왕본동의 변화는 주민들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