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도일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게 문을 닫고 달려 간 봉평5일장. 1박2일의 시간을 뺀다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지요... 하나의 염원을 담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이유도 핑계할 수 없었습니다.
[전통시장 등록기원 도일시장 상인회 벤치마킹]
도일시장의 오랜 숙원사업인 전통시장 등록은 수년에 걸쳐 이런저런 이유와 상황들로 인해 좌절과 포기와 지연으로 늘 제자리에서 맴돌기만 했었습니다.
2017년 겨울, 도일시장 상인들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열려 전통시장 등록이라는 목표를 향해 급진적으로 뭉쳤습니다. 전년도부터 있어왔던 도일시장활성화사업 '도일문화마당'이 큰 역할을 했지요.
[봉평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 메밀막국수]
지난 12월 14일~15일, 양일간 있었던 봉평5일장과 부천의 원미종합시장, 부흥시장, 금강시장 방문은 도일시장에서 꼭 필요한 맞춤형 견학이었습니다.
[막국수파스타]
막국수파스타는 파스타 레시피에 막국수를 넣은 것인데요, 맛이 썩 괜찮았습니다. 도일시장에서 고소한 기름을 짜는 '커피볶는 부부 방앗간'이가지고 온 참기름을 파스타에 넣어 모두에게 한 입씩 먹어보라고 권했는데, 매우 놀라운 맛이 나왔습니다. 최정수작가가 제안한 음식 콘텐츠와 이번 봉평시장 음식 벤치마킹에서 느낀 것을 접목하여 "도일시장에 가면 이것만은 꼭 먹어봐야돼!" 라는 미션의 밝은 빛을 보았습니다.
'함께하는 시장협동조합' 건물입니다. 문이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봉평5일장이 설 때 사용하는 듯 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장에서 쓰이는 것같은 수레가 여럿 있었기 때문이지요...
바로 이것입니다. 장날에 쓰이는 이동식 수레는 종류별 매대와 천막의 색으로 통일감을 주어 세련된 장을 만든다고 합니다. 매대에서 음식도 만들고 공예품도 팔고... 그러나 돗자리 노점상의 정겨움과 장터의 정서가 없어 아쉽습니다.
군자동행정복지센터(동장, 장용호)에서 9시에 출발한 도일시장 상인회(회장, 백현순)는 봉평5일장(2, 7일)을 찾았습니다. 첫번째 학습여행 도착지로 봉평장을 찾은 것은 작은 골목, 하나의 장이 도일시장과 비슷한 규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골목을 다니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장이 서지않는 봉평5일장이 썰렁한 것은 당연해보였는데요, 상설시장이 아니니 이 점은 도일시장과 같습니다.
거의가 음식점입니다. 전통시장 등록 당시 상인 동의서를 받을때 도.소매 요건은 어떻게 갖췄을까요? 도일시장은 도.소매 항목의 건으로 제동이 걸렸는데 말이지요.. 상인회장이 자리에 없어 물어보지 못하여 아쉬운 대목입니다.
오후 12시 30분에 도착한 도일시장 상인회는 봉평메밀막국수를 먹고 시장 골목을 걸었습니다. 시장 입구에 큰 음식점이 있습니다. 음식점 앞에 소무대를 꾸몄네요.. 봉평은 '메밀꽃필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작품을 형상화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관광상품으로 특화하였습니다. 작가 이효석의 작품과 일대기를 봉평장과 생가, 박물관에 이르러 문학형 관광 코스를 만들어 낸 것이지요.
시장골목의 이름 마저도 동이장터길입니다.
책을 보면 그 옛날 봉평장의 생생한 장터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봉평장은 400년 넘게 유지되어 온 시장으로 유명합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봉평장은 1980년대 이후 산업화가 시작 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하는데요, 도일시장처럼 명맥만 유지하던 봉평장에 장돌뱅이들이 다시 모여들면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가 추진되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장이 안착된 것인데요, 시장 본래의 기능은 물론이고 '메밀꽃필무렵' 소설 속 생생한 장터의 스토리를 넣어 활력을 넣은 것은 경쟁력이 있게 하였습니다.
점포마다의 스토리, 간판을 비롯한 주변 환경 개선등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맞춤형 현대식 장터를 만들어냈고. 5일 장날의 벤치마킹이었으면 더 좋을 뻔하였으나 우선 주변 경관을 자세히 보기에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봉평장은 평창올림픽을 맞이하여 더욱 단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산뜻하고 밝게 정비가 되어 골목안이 화사했습니다.
점포마다 특징을 살린 간판이 깔끔하고 재미있습니다.
겉에서 보기에 카페처럼 보이는 이 곳은 방앗간입니다.
깨볶는 부부 방앗간 부부가 이곳을 지나쳐 갈리가 없지요^^ 통하는 것이 있으니 대화가 길어집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카페처럼, 그러나 안은 영락없는 방앗간입니다.
이곳은 부부가 모두 바리스타입니다. 원두를 사다가 직접 볶아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2,000원에 제공하는데요, 시장을 찾는 이들은 주로 믹스커피를 마신다고 하네요. 이 방앗간은 부모님께 물려받아 30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앗간 남자사장님이 내려주는 핸드드립을 마셔봅니다.
그냥 좋아서 내리는 커피. 여자사장님이 내려준 커피가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그린의 산뜻한 점포들과 대비되는 점포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개선사업에 동의를 하지않거나 사업자가 다르기에
통일감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작은 캐릭터 하나에 조금은 위안을 받는 시장골목입니다.
봉메찐빵 이름이 특이하지요?
봉평5일장 상인회장의 점포라고 합니다.
겨울이 되면 봉평5일장에는 어떤 손님들이올까요? 5일 장날에는 작은 골목 가득 매대가 들어온답니다. 전국에서 관광코스의 하나로 찾는 봉평5일장. 겨울에는 인근 스키장에 놀러 온 이들이 주 고객층입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장만들기란 공간이 또 있습니다. 상인과 주민들의 거점공간이 두 개나 있다는 것은 부럽군요... 상설시장의 형태가 아닌 봉평장처럼 도일5일장도 장날을 북적이게 만들어 살아있는 5일 장을 만들어야 바람직하지 않을까 합니다.
차로 2분거리의 이효석박물관도 둘러보았습니다.
땅이 넓으니 봉평장 인근의 주차장이나 음식점 , 그리고 큰 무대와 쉼터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와도 크게 문제되지않으니 참 좋아보였습니다. 그러나 부러워만한다고 될 것은 아니지요. 도일시장도 주어진 조건에 맞는 장을 펼치고 시설개선을 해 나가면 되는 것이니까요..
[포토존에서...]
[도일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주민참여예산사업(시책사업) 제안 올린 것이 있었지요.... 도일박물관의 필요성에 대해 피부에 와닿지않으니 반응이 無라는건 각와하고 있던터였습니다. 만들고 싶었던 도일박물관이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도일시장미니어처인데요. 옛날 시흥군 군자면 도일5일장의 모습을 미니어처로 재현 하는것입니다. 당시 도일시장(염전과 장터에서의 삶과 애환)에서 유명했던 황해옥, 덕신옥, 양조장, 서커스장, 우시장, 극장, 정다방등등의 건물을 올리고 장터 사람들을 생생하게 만들어 넣어 도일장을 기억하는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장터를 모르는 세대들에게는 흥미를 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지요.. 그러나 당장의 시설에만 급급한 참여예산의 주된 방향으로 정작 기록되고 기억해야 할 우리 전통의 정서는 무미건조함과 냉정함 속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역사는 기억하고 기록하는 자에 의해 남겨지게 됨을 우리는 알아야합니다. 시설은 세월이 지나면 사라지나 역사는 영원히 보존되는 소중한 지역의, 나라의 재산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면에서 이효석박물관을 시장 근처에 만들어 이효석 생가와 함께 관광자원화 시키고, 소설 속 봉평장을 역사에서 끄집어내어 장터를 활성화 한 것은 봉평의 고유함과 역사, 그리고 지금의 정서를 잘 반영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학습여행의 주된 포인트는 목적 외에 자기 성장도 있습니다. 1박2일의 짧은 여정이지만 상인에게 그 시간은 큰 결심 아니면 뺄 수 없는 시간입니다..
교육을 받고 벤치마킹을 하면 참여하지 않은 이들보다 깨어있어 그것은 투자 된 시간 이상의 성과를 반드시 가지고 오게 됩니다.
걸어다니면서도 쏟아내는 도일시장의 활성화 방안은 열정 가득한 상인들로 인해 밝은 앞날을 예고합니다.
이제 숙소가 있는 삼척으로 출발합니다.
오후 4시 30분에 도착한 삼척 항구에서 오징어를 너는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관광객들이 사진을 많이 찍어가나봅니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나도 아랑곳 않는 시크한 아주머니^^;
어느 횟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가난한 도일시장 상인회의 이번 학습여행은 눈으로만 비싼 음식들을 먹고 정작 입으로는 서민음식을 먹습니다. ㅠㅠ
밤이 내리고 있습니다. 항구의 바다가 불빛에 흔들리며 길고 긴 밤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상인회도 숙소로 들어갑니다.
숙소에 도착한 상인회는 짐만 놓고 바로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회의명은 '구들장회의' 바닥에 둘러앉아 도일시장이 도일문화마당으로 활성화사업을 했을 당시의 피드백과 지난 4일간의 상인대학 강의, 그리고 전통시장 등록 전과 후의 도일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며 그야말로 주요한 포인트별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역시 회의는 구들장에서 해야 잘 나와~"라는 김설희 총무의 말처럼 꼭 필요한 의견과 토크, 그리고 아이디어들이 알차게 나왔습니다. 아직은 발표할 수 없는 도일시장의 비전이기에 이는 2018년 사업에 장터를 열면서 공개하도록 합니다.
구들장회의를 마치고 한 병의 수정방과 함께 밤샘 토론으로 들어갔습니다. 새벽 5시까지 이어진 열띤 토론은 이런 회의와 토크라면 매일 열어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유익했습니다.
모든것에는 때가 있다라는 말처럼 도일시장이 그동안 전통시장을 위해 노력해왔던 시간들이 아닌 지금의 시간에 이르러서 추진된것은 어쩌면 이렇듯 트러블없이 모든 상인들의 마음을 온전히 모으게 하기 위한 전 작업의 시간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도일시장 상인회 구성후 등록요건을 갖추기위해 서류를 만들었던 지난 3개월여. 가게운영을 뒤로 하고 매일 뛰어다니던 상인회장 백현순, 수석부회장 윤병엽, 총무이사 심태규, 사무국장 박진규, 전통시장 등록이라는 마지막 과제를 성사시키는 큰 힘을 준 정대화 전 동장, 그리고 지금 큰 힘을 실어주고 있는 장용호동장, 뒤에서 전통시장 등록을 위해 물심양면 도움 주는 장재철시의원, 그외 적극적으로 도움주고 있는 장재성 주민협의체대표와 상인회 임원들, 그리고 상인들. 모두의 힘이 하나로 합해진 결과로 진행 된 이번 벤치마킹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밝아오는 새해의 붉은 기운을 담아 우리 도일시장 상인회는 더욱 뛰어 도일시장의 화려했던 옛명성을 되살리고 전통시장 등록이라는 과업을 반드시 이루어내겠습니다.
도일시장 상인회 여러분들도 지금까지 도와주었던 것처럼 마지막까지 적극적인 협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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