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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새벽을 살고 밤을 사는 정왕고교사 이동민

 새벽을 살고 밤을 사는 정왕고교사 이동민

-하루의 시작과 끝에 있는 나의 제자들


나만 간직한 온갖 사연 속에 갇힌 아이들을 마음에 품은채 학교 안에 머무는 교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학생들에게 올곧은 길을 인도하려는 교사의 본분으로  새벽 하늘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깊은 밤하늘을 끝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교사가 있다.  정왕고등학교 이동민선생이다. 그가 특별한 이유는 그 하루를 학생으로 가득채우기 때문일 것이다.



이동민선생의 아이들은 밝았다. 사랑스러웠다. 선생으로서 아이들과 어떤 호흡을 하기에 교실 안에 웃음꽃이 필까? 이런저런 일로 바쁜 틈새 시간을 잡아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어릴적 꿈은 학교선생님이었다. 자라면서 한번도 바뀌지않은 꿈은 이루어졌다. 오로지 선생이 되기 위해 공부했고 선생이 되었고 벌써 18년차다. 그리고 단 한번도 선생이 된 것에 후회해본적이 없다. 천직이었을까...?

 

그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가득 찬 사람이었다. 살아있는 생명력이 말 속에 녹아나며 그 진실됨이 깊고 진하게 묻어났다. 지식적 주입보다 아이들의 생활을 보살피는 것을 함께 해야한다는 그 가치관이 아이들과의 소통을 자연스럽게 잇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실력을 키우고 전달하는 모든 것은 즐거운 교육에서부터 출발한다.

 

교사에의 꿈은 중학교 2학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하게 지내던 음악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음악선생님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했다. 늘 아이들의 입장에서 귀를 기울여주는 모습을 보며 나도 음악선생님과 같은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꿈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꿈을 이루었다. 그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지금도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데 아직도 서울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는 선생님이 정년퇴임을 하면 찾아가서 큰 절을 하기로 약속했단다. 선생님의 성함은 노희영선생님이다. 제자가 학교교사가 되었으니 대견해하신건 당연했다.

 

그로부터 18. 교사란,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베풀고 또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늘 하는 자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대가 바뀌니 아이들의 생각이나 생활 모든 것이 엣날과는 다르다. 그렇다하더라도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를 적용해본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한번이 안되면 두번, 두번이 안되면 세번.. 꾸준히 대화를 통하면 아이들은 이해를 하고 받아들인다. 이것은 그의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그래서 거리를 방황하는 학생을 보면 가슴이 아려온다. 한 아이라도 학교에 머물게 하기 위해 끝까지 찾아가 설득하고 손을 잡아 끌며 책상에 앉힌다. 교사는 학생을 품어야하기 때문이다.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품어 낸 학생이 졸업하는 날 찾아와서 선생님 아니었으면 졸업 못했다며 감사인사를 전할때는 보람을 넘어 감동이 된다. 그런 소소한 것들이 교사의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않게 하는 것이고 학생들과 마주하며 이야기 나누는 것이 마냥 즐거운 이유가 된다.



교사는 이익을 추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맡고 있는 일은 많지만 교사인 나를 통해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때면 그냥 즐겁다. 업무라고 생각하면 못할 일이다. 어떤 것이 주어졌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적용하면 좋겠다라는 반응, 말하자면 자동반응이 된다. 그래서 하고 싶은게 많고 늘 갈증을 느낀다. 뭔가 더 좋은 더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갈증... 머릿속엔 온통 그 생각뿐이다.


그래서 학교 내,외적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학교 내에서는 대외협력부장, 인문사회부 역할, 아이들 데리고 대회도 나가고 각종 외부 행사 지도와 교내 대회를 치룬다. 국어부이기에 문과 아이들 위주로 활동한다. 또 국제교류사업에도 손대고 있다. 굉장히 큰 사업이다. 외부적으로는 마을교육과 관련된 것들은 모두 한다. 꿈의학교는 물론이고 혁신교육지구사업에서 하는 모든 것들을 한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은 군서중에 있을때도 거의 다 해보았다. 정왕고에 와서는 이미 교육과정이 짜여 있어서 중간에 할 수 있는 몇 개만 했다. 지금은 정왕마을교과서 만들기를 시작했다.



너무 많은 일을 하기에 몸이 쉬고 싶다고 징징거리지않을까 싶다. 돌아온 답은 제 몸이랑 생각이 가만 있지않아요.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타고났다? 투철한 사명감? 그에게 학교는 교육놀이터이고 노는 대상은 학생들이다. “정종윤교장선생님이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주니 가능했던 거지요정종윤교장과 이동민교사의 교육적 궁합이 잘 맞는듯 하다.

 

혁신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의 삶이나 교육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바람직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우선 생각이 달라짐을 느낀다.


예를 들면 군서중에 있을때 국어, 음악, 미술을 융합해서 뮤지컬 수업을 했다. 학기말에 2.3주 정도 밤마다 연습을 해서 ABC행복학습타운 무대에 올렸다. 대본을 보고 연습을 하는 과정이 모두를 힘들게 했다. 그런데 직접 포스터를 그리고 과정을 함께 겪으며 마침내 무대를 마치니 한마디씩 한다. “너무좋아요”, “매년마다 해주세요라고.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을거라고 생각된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 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 평소 지나치게 활발한 아이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 아이가 무대 위에서 연기를 너무 잘하는거예요. 저 아이에게 저런 재능이 있구나 싶었지요. 그래서 그쪽으로 키워야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샘 정말요?’ 하는거예요. 재능의 발견이었던거죠. 감동이지 않아요?” 이동민선생은 학생마다 전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각각의 교육 활동이나 사업을 통해 재능을 발견하고 다듬어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면 잘 될거라 믿는다.

   


마을로 나아가다!

더불어함께와의 인연은 군서중학교에 근무할 때였다. 반 아이 중 한 명이 어디선가 관심을 받고 있었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더불어함께라는 곳의 활동을 보면서 이런 단체가 있구나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때가 2014년도다. 학교 밖을 생각하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좋은 단체라 생각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으며 아울러서 마을을 알게 되었다. 군서중을 거쳐 지금 정왕고등학교에서 교사로서 또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마을강사들이 학교로 들어온다는 것은 경직된 수업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접근되는 또 다른 배움의 형태이다. 학교교사와 마을교사를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는 분명히 다르나, 수업시간이 반드시 진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즐기면서 하는 공부, 자연스럽고 좋다. 같이 논다라고 생각하면 힘들 수업이 없다. 교실은 떠들썩해야한다. 교실은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교사와 달리 마을교사는 자유로운 속에서 수업을 진행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는데, 마을강사이기에 마을에 사는 아이들의 환경을 잘 알고, 학교를 넘나들면서 학교의 상황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니 학교를 이해하고 학생을 이해하는 정도의 선이 몸에 베게된다. 학교의 담장이 허무니 가능한 교육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사, 마을은 멋진 지역공동체 자원이다 



또 하나의 도전

시흥은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도시다. 가장 앞서가는 공동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마을, 학교, 시청, 교육청이 나서서 아우를 수 있는 거버넌스와 디딤돌이 마련되어져 있어서다. 그렇다는것은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교육적 혜택이 커진다는 것인데 실로 가슴 떨리는 일이다.

 

아이들의 교육적 경험을 확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사업은 주어진 자원으로는 경험이 적어진다. 무엇을 암기할 때 경험하고 기억하는 것과 글자로 암기하는 것은 효과면에서 분명히 다르다. 경험을 통해서 사고의 확장을 하여 기억에 남게하는 것이 혁신교육지구사업의 기대효과다.

 

정왕마을교육자치회도 그 중 하나다. 마을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집필진이 구성되고 연구모임이 시작됐다. 마을교과서를 만드는 이유는 내가 왜 이 마을에 살아야만 하는가, 왜 중요한가, 얻을 수 있는게 무엇인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인가, 왜 떠나지 않아야 하는가, 무엇을 보고 느끼고 베풀어야하는가, 하는 것들을 확장해서 보고 싶기 때문이다. 단순히 마을 자원을 발굴하여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활용을 하고 베풀고 전달하며 생활 속에서 만들어가는 내면화 작업이 있어야한다. 마을교과서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인정이 되고 받아들이는 학교의 교육철학과 맞는다면 교과 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교과서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얘들아, 우리 3년 후 이 시간에 내가 뭘하고 있을지 생각해볼까?”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서 살고 3년 후에 달라져 있을 것을 상상하며 항상 미래를 꿈꾸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리고 아이들의 대변자가 되고싶어요." 아이들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중간 목소리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학교의 담장은 허물어졌고 마을도 문을 열었다. 교사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동민선생은 오늘도 새벽을 살고 밤을 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학생이 있다.


*이 사업은 삼성꿈장학재단 지원으로 ()더불어함께에서 진행하는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지역자원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