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꿈이 발레였던 유치원교사 민지씨는 단지 금적적 이유 때문에 꿈을 접어야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간직했던 꿈을 다시 끄집어냈다. 용기가 필요했지만, 소중한 것들 속에서 꽁꽁 숨겨왔던 것이기에 가슴 벅찰 정도로 좋았다. 어느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스윽 들어 온 발레는 삶에서 힐링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시흥군자배곧신도시에는 발레W(더블유)가 있다. 동그란 눈의 발레리나이자 원장 곽예진씨는 일상에 변화가 없는 이들의 삶에 우아한 반란을 심어주고 있었다. 2017년 3월에 오픈한 발레학원의 처음은 일반 학원의 겉모습과 다를 다 없었다. 그러나 안에서는 특별함이 담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평범한 시민들에게 더해주고 싶은 삶의 가치추구이다.
배곧신도시가 예뻐보여서 2015년도에 배곧에 입성했다는 곽예진씨는 배곧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았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상의 가치심기. 발레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었다. 전공을 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잠자고 있던 그녀의 욕구를 끌어낸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삶의 공감대를 만들어갈 수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발레라는 다소 특별한 운동 내지는 예술 분야는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도전템이다. 전공으로만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또는 어린아이들의 자세 잡아주기 정도와 몸의 유연성 및 약간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인식때문이기도 하다.
접근이 용이하지 않기에 막연히 하고 싶다라는 생각만 갖고 있는 성인들을 공간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은 꽤나 까다로웠다. “내가 할 수 있을까요?”. “발레하기에 적합한 몸이 아닌데....”, “다리 안찢어지는데...”등의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한다. 결과부터 말하면 취미로도 얼마든지 즐겁게 할 수 있으며 마르지않아도 되고 다리가 찢어지지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냥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음악을 들으며 힐링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단다. “발레리나가 될 거 아니잖아요!” 이 말은 발레치마를 두르게 하는 강한 설득력을 가졌다.
정적이고 우아함으로 인식되고 있는 발레는 운동을 위한 사람들이나 예쁜 자세를 원하는 사람, 또는 몸의 유연성, 체중조절, 힐링등 여러 이유로 토슈즈를 신게 한다. 몸의 안정감만큼 마음의 안정감도 따라 가기에 수업을 받는 회원들은 다른 운동을 하는 사람들보다 조금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어릴적 발레리나가 꿈이었던 유치원교사 민지씨는 1년쯤 배우다 그만두게 되었다. 여의치않은 사정에서였는데, 성인이 되어 웅켜쥐고 있던 꿈을 끄집어냈다. 토슈즈를 다시 신을 때의 벅참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의 감동이었다. 꿈으로만 간직한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늘 가슴 한 구석이 공허했을... 그러나 곽예진원장을 만나고부터 못다한 꿈을 이루게 되었다. 열심히 해서 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다. 곽원장은 그런 미진씨를 바라보았다. 무대에 선 그의 표정이 너무 보기 좋았다. 비록 전공을 하여 발레리나가 된 것은 아니지만 뒤늦게 시작한 발레로 절반의 꿈을 이룬 셈이니 덩달아 기뻤다. 미진씨의 어머님도 ‘내 딸 이쁘다’하며 우셨다 한다.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 만큼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미진씨. 대회 관계자에게 눈에 띄어 스카웃 제의도 받았지만,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좋아하는 발레를 취미삼아 하는 것이 좋아 거절했다고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찾은 행복은, 어릴 적 꿈을 실현시키며 미진씨의 삶을 행복하게 채우고 있다. 미진씨 외에도 각각의 사연이 흥미롭다. 임신이 되지않던 사람이 임신을 하고-그것이 정말 발레 덕분인지는 모르지만-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게 되니 자연적으로 고대하던 아이를 갖게 된 것이다. 약해진 고관절에 도움이 될까 싶어 스트레칭 삼아 오는 사람, 무료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 개인PT, 필라테스, 요가등 이것저것 운동이란 운동은 다 해봤으나 발레가 내게 맞는 운동이었다며 주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여 함께 운동하는 사람도 있다. 발레는 슬럼프가 올 시간을 주지않는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부터 대학생, 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직업층도 다양하다. 간호사, 학교선생님, 피아노원장님, 회계사, 주부등...
지역과 함께 하니 대화이 폭도 넓다. 물론 중심에는 발레가 있지만. 계층의 다양함은 서로의 정보전달과 달란트로 모종의 일을 꾸미기도 한다. 정보의 교환과 함께 디자인 잘하는 회원은 굿즈를 만든다. 손재주를 발레에 접목시켜 사업으로 연장시킨다. 또 발레 치마를 만들어 네이버마켓에 사진을 찍어 올려 공유한다. 하나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진 것이다. 취미와 함께 하는 공동체의 활성화다.
발레W에서는 이렇게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담아 발레를 통해 바른 에너지를 그려내고 있다. “몸이 바르면 마음도 바르다 생각해요.” 바른 몸만큼 바른 마음가짐을 갖추게 된다면 발레는 많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우아한 취미다. 무료한 일상의 변화는 발레라는 예술적 장르에 선뜻 다가가는 것에 꽤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움직이는만큼 티가 나는 발레, 진심이 담겨지는 동작은 자만마저도 희석시킨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않은 또 다른 일상.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흐트러지거나 자만해지는 발레. 무수히 떠돌아다니는 내 안의 공허함과 자칫 삐뚤어지기 쉬운 내 안의 자만. 그러나 너무나 정직한 발레는 바른 마음을 일깨워준다. 비록 발레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이렇듯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발레가 됐든 무엇이 됐든 가치부여 측면에서는 꽤 의미있는 일이리라.
모든 것들을 도전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힘들거다 생각하여 미리 포기하지말고
일단 한발 내딛어보는 용기를 가져보는건 어떨까? 곽예진 원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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