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소년과에 와서 교육 관련한 업무를 시작한지 1년여. 아직도 노력 중이다. 아직 어린 자녀를 두고 있지만 머지않아 아이들도 받게 될 교육이기에 이 부서에 온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시흥 교육에 이바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주어진 업무여서가 아니라 실제로 예비 학부모로서의 교육개발과 진행에 한 획을 긋고 싶은 마음. 전병우주무관이 체험한 1년간의 시흥교육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6개월간 육아휴직을 했다는 전병우주무관은 아내와 바통터치하고 복직했다. 육아는 출근하는 것이 더 편할 정도로 어려웠다. 그러나 아이 돌보는 것도 중요하니 육아휴직은 엄마만이 아닌 아빠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맞벌이 부부에게 주어지는 것은 공동육아, 집안 일, 그리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픽업하는 정도의 일상이다. 매일 반복되는 것들은 늘 같지만 늘 다르다. 매일매일 하루는 시작되고 또 지고, 그렇게 아이들은 어느새 5살, 3살이 되었다. 아직 어린 나이다.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에 그래도 맞벌이부부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과 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을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 삼십대 중반의 전병우주무관은 직장과 가정, 아이들의 교육문제와 아이들 케어에 좌충우돌 그렇게 부딪혀가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공무원 입장에서 학교라는 공공기관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지난 1년은 그렇게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며 하나씩 익히고 있는 중이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을 하면서 체험과 강의의 결합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늘 신선하고 또 반응이 좋았다. 참여한 선생님들의 협조와 고마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협업의 결과물이다.
협업이란 것은 꼭 필요한 작업인데 사실 어렵다. 서로의 이해관계나 요구사항을 맞춰야하다보니 어려운 점도 많고 갈등도 생기고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 논쟁까지 벌어질 정도에서 절충안이 생기기도 하나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도 있다. 직원들 자체도 담당 분야가 다르니 무수히 많은 회의 속에서 함께 하지만 헷갈리기도 하다. 그래도 중복되는 업무에서 부서간의 협업, 기관과의 협업, 마을과의 협업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에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가 없다. 좀 과장된 표현으로 회의로 시작해서 회의로 끝나는 하루에 파묻혀 살 때가 많다.
“지금은 팀이 나눠져서 이번에 신설된 마을교육협력팀에 배정을 받았다. 행복교육지원센터에 있을 때는 마을 쪽을 주로 담당했었다. 마을 회의 때는 참석도 많이 하고 논의도 많이 했는데 너무 이것저것 많은 분야의 얘기를 하다보니 헷갈리기도 해서 가끔 회의 때 횡설수설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만도 하겠다는 공감이 훅 왔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은 포괄적이다. 학교, 교육청, 행정기관(부서간의 협업), 마을교육자치, 학부모, 학생등 여러 대상들이 하나의 프로그램을 놓고 논의하고 협의해나가야 할 것들이 상당하다. 그 중에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면 마을교육사업은 진행할 수 없다. 시간,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협업을 통해 안착시키려는 것이다.
교육자치과 안에 마을교육협력팀이 협력을 하지 않는 팀은 없다. 팀에서 마을교육자치회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과 이해를 시켜야하는 부분이 많다. “마을은 일반인으로서 요구하는 것이 많다. 그러나 수용 범위라는 것이 규정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가능한 것들을 실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예산에 맞는 범위 내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이란 것을 알기에 또 어떻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앞으로 마을과 학교를 위해서 어떻게 진행을 할 것인지 알기에 최대한 지원을 해주려고 한다. 그러나 규정과 예산으로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대단히 미안하다.” 열심히 하려고 하는 교육관계자들, 특히 마을교육자치회에 속한 분들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일반인들은 이해하지못하는 행정의 고충이 있기에 모두 이해시킬 수도 또 이해를 바랄 수도 없지만, 그래도 마을자치에서는 수년동안 해 왔던 경험들이 있어 대부분 이해를 해준다.” 그래서 고맙다. 규정과 예산, 그 앞에서 자꾸 작아지는 건 공무원의 어쩔 수 없는 미안한 마음 표현이다. 그러나 타당한 사업일 경우 모험을 하기도 한다. 공무원이다 보니 걸리는 원칙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소위 몸을 사릴 때가 많지만 적어도 꼭 해야할 사업, 명분이 뚜렷한 사업, 무엇보다 시민이 원하는 사업은 모험을 걸고서라도 해내기 위해 머리를 짜낸다. 그것이 시흥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굳이 몸을 사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때문이다.
혁신교육프로그램은 초등학교만 놓고 보면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많고 학생들의 참여나 만족도가 높다. 그러나 중·고등학교까지는 확산되고 있지않다. 그리고 시흥의 단점 중의 하나가 지역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곳은 장곡, 정왕, 군자, 능곡이다. 여기에 목감, 대야가 합류했다. 우선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시흥의 창의교육은 아이들에게 좋은 것 같다는 의견을 낸다. 창체는 많은 걸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프로그램들이 확장되고, 창의체험플러스의 경우 한단계 업그레드 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으로 계속 개발 중이니 학교에서 관심을 갖고 참여를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다행히 소래권에서는 대흥중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교장선생님이 새로 부임했는데 회의에 참석 한 후 요구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했다. 기쁜 소식이었다. 그에 힘을 얻어 마을축제도 치렀다.
마을주민과 교사가 만나서 같이 학습하고 교육 과정을 개발하여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개발하고 계획을 세워 원만한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는 마을교육사업. 멋지지않은가? 혁신교육사업은 타시나 교육관계기관에서 인정을 받을만큼 성공적인 성과를 이루었고 당당히 시흥의 교육브랜드로 정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학교에서 조금만 더 문을 열어주어 마을과 소통하면서 지역에 대한 것을 고민하고 자원들을 발굴하여 교육에 녹아들게 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그래야 교육과정이 발전할 수 있을테니까. 전병우주무관의 소망은 사실 소박하다. “좀 더 넓은 시야, 소통의 길을 부탁드리고 싶다.”
전병우주무관은 지난 1년간 교육업무를 하면서, 현장 위주의 바람을 또 얘기한다.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이것저것 만져보고 체험하는 것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교사들도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이 생각해서 답변할 수 있게, 정답에 상관없이 그런 토론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자기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기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학생으로 자라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그런 교육문화에서 교육을 받길 바란다”고.
* 이 사업은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주관·주최, (사)더불어 함께가 기획하고 삼성꿈장학재단에서 후원합니다. '당신을 만나고싶습니다 YOU' 는 ‘사람’을 지역의 ‘자원’으로 발굴, 연계하여 지역력을 높이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
'정왕마을이야기 > 정왕본동-YOU'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정이 있는 마을 사람-이창석선생님 (0) | 2020.01.13 |
---|---|
'뭐라도하니 강사가 되었다' 책먹는여우-문숙희강사 (0) | 2020.01.10 |
한발짝 뒤에서 바라본 마을교육-오택구선생님 (0) | 2020.01.07 |
평범한 일상의 우아한 반란! (0) | 2020.01.02 |
시화공고가 정착하고싶은 학교문화-김종호교장의 기쁨 (0) | 2019.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