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쌤이 마을과 밀접한 일을 하고 있다면 혜숙쌤은 청소년들과 직접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청소년학교 중에서도 마을세움학교를 맡고 있는데, 마을세움학교란, 경기도교육청에서 방과후학교 사업으로 내려준 사업이다. 작년 8,9월경부터 시작해서 올 2월에 끝난다. 청소년들의 방과 후 시간에 학교 외의 다른 활동들을 지원하는 것인데 자전거 교실이나 클래식기타, 집나간 신사임당등을 추진했다. ‘집나간신사임당’이란, 여행프로젝트로 신사임당 그림이 있는 5만원권 한 장으로 여행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1인당 5만원으로 교통편부터 식대, 숙박까지 얼마나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를 계획하여 1박 2일 코스로 여행을 하는 것이다. 한 팀당 4,5명으로 구성하여 15명이 떠나게 된다. 대야지역에서 이미 실행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하여 지난 여름에 챌린지프로젝트로 도보여행을 진행했다.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신사임당 5만원권으로 본격적인 여행프로젝트를 해보자 한 것이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필수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나 막상 닥치면 또 그렇게 해낸다. 오만원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숙박인데 이 경우 성인들은 경찰서나 지인의 집을 연결해서 잠을 자기도 한다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은 찜질방을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여름, 초등학교 6학년생들을 데리고 다녀온 도보여행에서는 ‘완전 개고생했다’고들 한다. 그러나 확실히 힘들었던만큼 뇌리에 깊게 박혔나보다. 아직도 그 얘기만 한다. 배곧에서 송도까지 걸어갔는데 다음에는 롯데월드까지 걸어가자고 하는 거 보면 재미는 있었나보다.
다가오는 2월에는 교통편을 이용하여 좀 멀리 가려고 한다. 천안까지... 라는 목적지도 나왔는데 도시와 도시 간의 버스 이동이 되므로 동일한 교통편은 이용금지라 좀 더 디테일한 노선의 고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여행의 과정이 중요하기에 목표 중심이 되지 않도록 미션을 넣는 방식을 고려해보고 있다. 이미 실행하고 있는 대야지역의 강사 2명을 메인으로 이끌게 하고 청소년학교 담당인 현주쌤과 혜숙쌤은 안전사고 대비로 통제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런데 팀별로 움직이므로 어른들의 개입은 없다고 한다. 혹 아이들이 길을 잘못들어 돌아가도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어야 한단다. 이탈하면 돌아가는 것까지도 과정이기 때문이다. 여행프로젝트를 통해서 아이들은 한층 더 성숙해지고 성장해짐을 기대효과로 보고 있다.
자전거교실도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자전거를 못타거나 두려워하는 친구 또는 성인들도 능숙하게 타게 되면서 시화호를 가로지르는 시간은 프로그램을 떠나 좀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만들어냈다. 또 진로멘토링에서는 6학년 학생 4명 정도를 그룹으로 묶어서 직업큐레이터와 매칭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알게 되면서 본인이 어떤 직업을 생각하고 있는지, 직업이 아니더라도 어떤 방향으로 진로를 잡아야하는지 등등을 알게 되어 유익했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수업이 모두 끝나면 정리를 해서 학부모들을 만나 아이에게 주어진 결과물을 전달하기도 한다. 내 아이지만 모르는 부분들을 집 밖에서 알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 된다. 이 사업의 취지는 중학교 입학을 하게 되면 초등 6년간의 익숙함에서 새로운 환경의 적응을 위해 올바른 방향시점을 제시하는 데 있다.
현주쌤보다 한 살 어린 26살 윤혜숙쌤. 연애중인. 그나마 다행인(?) 연애. 늦더라도 ‘29살에는 결혼하고싶다’ 는 마음을 먹고 있는 아시아스쿨의 청년쌤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는지 물었다. 만족 못한다는 답이 바로 나왔다.
너무 힘들어서 늘 그만하고싶다 라는 생각은 가득한데 그만둬지지가 않는다고 한다. 아니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보다 왜 이렇게 안 풀릴까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최선의 노력은 하지 않지만 왜 안풀릴까? 스스로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3살 무렵에는 푸른지역아동센터에서 업무를 본적이 있었다. 야간보호 일지를 작성하는데 당시에는 제출 기한이 주어지면 밤을 새서 처리했는데 지금은 안하게 된다. 열정이 식은걸까... 열정의 문제도 있겠지만 또 나름의 최선도 다하겠지만, 누가봐도 미치도록 노력하고 있구나 하고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은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받은 사업이 있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서다, 공간 관련해서 아이들의 놀권리 증진을 위해 놀이환경을 개선하고 놀이에 대해 아이들이 목적없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그것을 통해서 공간을 개선할 수 있는 공간 리모델링과 리모델링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내는데서 시작할 계획이다. 놀이공간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기에 아이들이 직접 그들의 욕구대로 하는게 맞겠다 싶은거다. 참여인원은 약 15명 정도 되고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이들의 입장만 반영하려고 한다. 아이들이 직접 스릴을 느끼고 위험 상황을 느껴봐야 대처의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어른들의 잣대로 위험성을 배제한다면 아이들 스스로의 문제해결 능력은 제로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업은 놀이에서 찾는 스스로의 문제해결 능력과 신나는 놀이문화의 젖어듬이 되리라 본다.
혜숙쌤은 현주쌤과 더불어 새내기청년시절부터 지역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조금 더 익은 청년이 되었다. 마을에서 나이를 함께 먹어가는 그들. 지역이 키운 청년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청년이 키워가고 있는 마을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기성과 청소년들 사이에 낀 청년으로서 그들의 역할은 소통 그 자체인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 이 사업은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주관·주최, (사)더불어 함께가 기획하고 삼성꿈장학재단에서 후원합니다. '당신을 만나고싶습니다 YOU' 는 ‘사람’을 지역의 ‘자원’으로 발굴, 연계하여 지역력을 높이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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