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놓을 때를 위하여
구 시청자리에서 개업을 했으니 어느덧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여느 인쇄소처럼 정돈되지않은 내부이지만 흔히 말하듯 무질서 속에 질서가 김정섭사장님 머릿속에는 들어있다.
신영인쇄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명함, 도장, 소량의 책자 제작이다. 인쇄소가 하향세에 접어들면서 폐업을 한 곳이 많아졌다. 시청이 이전한 후 당연히 영향은 컸지만, 그렇다고 크게 축소된 것도 아니다. 그저 놀지 않고 꾸준히 할 정도의 일은 유지되고 있다. 치열하게 일을 해왔지만 이제는 쉬엄쉬엄해도 될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그게 오히려 좋다는 김정섭사장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매형이 하는 인쇄소에서 인쇄기술을 익혀 하게 된 것이 지금의 신영인쇄가 되었다. 처음 접하는 인쇄소에서의 일은 고되기보다 재미가 있었다. 아직 대학생과 중학생 아이들을 키우려면 좀 더 일을 해야하지만 여유있게 좋아하는 운동을 하며 소화해 낼 수 있는 만큼의 일만 하려고 한다.
“저는 처음에 태어날 때 부족한게 많다고 생각했었어요. 성장하면서 조금씩 노력하며 살았는데, 지금도 70%만 항상 노력 중이고 나머지는 건강과 열심히 즐기면서 살려고 하고 있어요.” 큰 욕심없는 평범한 삶에 만족한 탓이다.
한자리에서 오래 일을 한다는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도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처음 생각처럼 열심히 하려고는 하는데 어쩌다 손님과 마찰이 있을 때는 언성을 높이게도 되지만 그만큼 미안한 마음과 반성도 많이 한다. 그래도 대부분의 손님들에게는 고맙게 생각한다. 찾아주는 손님들 덕분에 신영인쇄가 존재하는 것일테니까.
열심히 일했으니 건강을 위해 아내와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배드민턴이다. 13년 정도 된 배드민턴이라는 운동은 ‘대야배드민턴’ 클럽에서 A그룹에 속할 정도의 실력을 쌓게 하였다. “집사람은 항상 저보다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중요시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래된 가게인만큼 나이도 들었고, 일을 놓게 되면 전원주택을 지어서 텃밭 가꾸며 사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저마다의 인생을 살 것이고, 아내와 함께 건강하게 운동하면서 공기 좋은 곳에서 한가로이 살면 그것보다 좋은 인생 후반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대야동이 발전되지않는게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파트가 늘어나서 인구가 많아진다고 일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건물이 올라가고 차가 많아지면 공기도 탁해지고 도로도 복잡해질 거 아니겠어요?” 그러면서도 “상권활성화라는 것이 음식점이면 피부에 와닿겠지만 그렇지않은 업종은 한발 뒤로 물러나게 되거든요. 그래도 상권이 살아나면 좋은거니 뭐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도울 의향은 있지요. 수고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 ‘소래산 첫 마을 솔내거리’ 첫 발간을 맞아 호현로(구39번국도) 일대에서 선정된 노포, 신포 상가를 취재하여, 가게의 역사를 기록하고 신포의 홍보를 위한 인터뷰 글을 올린 내용이다. 이 사업은 소래산 첫 마을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주민공모사업 문화 예술 활상화분과에서 기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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