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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교육수다방

[청년수다방2차] 허심탄회한 우리들의 이야기

청년수다방 2차
2022년 7월 23일(토) 아시아스쿨 1층 공유카페

 

진로와 성교육을 주제로 수다를 떨어볼까?
현실적인 그들만의 고민과 내면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며 대화체로 기록한다.

-진로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얻어?

-선배들이나 주변을 통해서... 지역이나 학교에서 진로 교육을 특별하게 많이 해주지 않으니까. 선배들 초청해서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안 들어. 방과 후에 하는데 학원가야 하거든. 시간이 안 맞아. 주말을 이용한다면 관심 있는 애들은 참여할 것 같아.

 

-사실 단 둘이어도 괜찮을 것 같아. 일대일 멘토.

 

-간호학과에 가고 싶다는 친구 둘이 센트럴병원에 가서 직접 들었어.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 현장에서의 어려운 점, 보수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반응이 좋았어.

-항공 쪽을 희망하는 친구는 항공 부품 관리하는 사람을 만났어. 항공서비스나 정비, 조종사만이 아닌 다양한 직업군을 알게 됐고, 축구도 선수만이 아닌 매니저나 건강관리사등 축구와 관련된 여러 분야의 것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은 진로 교육이다라는 말을 들었어.

 

-정해진 직업에만 집중적으로 하는 교육이 아닌, 한 직업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다는 것과 현장 체험까지 한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관심 있는 애들은 무조건 할 것 같긴 해.

 

-고등학교 들어가면 공부에만 치중돼 있어서 진로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나도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판사, 검사, 변호사 했다가 2학년 때 갑자기 심리학자 했다가 연구원 했다가 엄청 왔다 갔다 했잖아. 그런데 완전히 끌려서 쓴 건 아니거든. 자소서용?

 

-3 1학기 끝나고 정시 준비하는 애들도 있긴 하지만 난, 사회등의 과목에서 세금 내는 법이라든지 그런 게 나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어. 학교에서는 오로지 외워야하는 공부만 하잖아. 실용성이 없다는거지. 왜냐하면 세금에 대해 알려면 인터넷이나 부모님에게 얘기를 들어야 하는 데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거든.

 

-지금까지의 교육은 다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잖아. 사회생활을 할 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은 하나도 없어. 처음부터 다시 해야 돼.

-그렇지. ··고라는 게 하나의 사회를 축소한 것인데 정작 그 안에 사회는 없고 눈치싸움만 있는 경쟁 사회를 배운다는 정도의 딱 그 수준...

 

-그런데 정작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어도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잖아.

-맞아. 현실적으로. 왜냐하면 공부를 해야 되니까.

-그럼 그런 교육이 들어갈 때 제일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나 기간이 있을까?

-그것보다 아예 과목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한거거든.

 

-미술 전공은 확고한 진로 선택으로 간 건가?

-미술을 했으니까 미술로 가겠지라는 생각뿐이었어. 그런데 고3 올라가면서부터 멘탈이 나가기 시작하는거야. 아무 과에 아무거나 붙었으면 좋겠다, 미술 아니어도 상관이 없다라는 생각이 든거지. 왜냐면 솔직히 미술이 돈은 안 되거든. 아동미술 쪽으로 좀 더 빠져들게 되더라고. 미술 입시를 위해 디자인, 애니메이션, 순수 미술등을 해봤는데 멘탈에 금이 가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 그때 주변에서 공부해서 성적만 잘 나오면 네가 원하는 대학 어디든 갈 수 있다, 이렇게 말을 하니까 망설이게 되는거지. 그러다 타이밍을 놓치고. 입시 원서를 넣어야 될 시간이 없으니 여태 하던 걸 넣는게 맞겠지라는 생각에 그냥 넣어버린거야.

 

-혹시 주위에서 성적으로 진로를 선택해서 들어갔다가 후회한 선배나 친구들이 있어?

-선택지가 없을 때 입학을 하고, 나중에 전과를 하거나 편입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어.

-진로 교육은 학교를 소개하는 것보다는 학과를 좀 자세히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럼 원하는 학과 선배들과 매칭을 해서 여럿이 다 같이 듣는 진로 교육보다는 일대일 매칭을 해서 듣는 교육이 좋다는거지?

-과 분위기를 아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

-대학 내에서의 동아리 활동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내 후배들을 위해 진로 관련 멘토링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어 준다면 보람이 있을 것 같아. 너희들이.

-우리가?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이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해. 그 얘기를 해볼까? 성교육을 할 때 내 기억으로는 여자애들과 남자애들을 따로따로 모아서 교육을 했어. 뜬금없이 모아서 듣다 보면 늘 같은 얘기야.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만 보여주고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

 

-남녀 같이 앉아서 성교육을 받았을 때의 불편함이 있어?

-남녀 같이 수업을 하게 되면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의 반응이 갈려. 따로 하게 되면 더 묻고 싶은 것을 묻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성에 대한 거부감? 남자만 알아야 하고 여자만 알아야 하는 것? 같이 들어서 알아야 하는 것도 있다고 봐.

-콘돔 사용법은 남자 여자 다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 아니면 남자만 알면 된다고 생각해? 실제로 콘돔 사용법을 여학생들 성교육 때 받아본 적 있니?

-난 없어. 그런데 그런 교육은 필요해.

-성교육을 약간 수치러움이나 부끄러움으로 치부하는 정도로 인식시키는 경향이 있었어.

-선생님이 남학생들에게 왜 야동을 보면 안 좋다고 하는지는 알겠어. 남자애들이 야동을 보고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좀 충격적이었거든. 야동 자체가 자극적이고, 허구이고, 성이라는걸 엄청 미화시키잖아. 범죄를 미화해서 만든 야동이 많은데 특히 일본 야동 중에서 여러 명이 한 여학생을 강간하는 내용이었는데 남학생들이 이걸 보고 따라하면 어떡하나 하는 걸 염려해서 야동 보면 안된다고 한 것 같아.

 

-너네는 남자친구가 생기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부모님한테 의논할 수 있어?

 

-아니, 사춘기 시절이잖아. 남자 쪽은 모르겠는데 여자 쪽은 무조건 부모님이 네가 뭔데 벌써부터 남자친구 같은 걸 사귀냐? 여자면 더 조심해야지! 라는 게 많으니까 말을 못하는 부분이 있어.


-나도. 엄마가 남자친구 생기면 얘기해달라고 했는데 한 번도 소개 시켜준 적이 없어. 대학생이 되고 스무 살이긴 하지만. 성에 대해서 알 나이가 됐을 때 부모님이 먼저 얘기를 유도하시거나 해주시기도 하는데.. 한 번은 엄마에게 아기를 어떻게 낳느냐고 장난으로 말을 건 적이 있었어. 정말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시는 거야.

-개방적이고 성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알고 있고 현실적으로 얘기해 줄 수 있는 부모님이 성교육을 시키는게 좋아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 같은 마음으로 성교육을 시키는게 좋아? 어느 쪽이 더 편할 것 같아? 아니면 부모님도 같이 성교육을 받는 건 어때?

 

-따로 듣고 공유하는 쪽이 괜찮을 것 같아. 한 자리에서 듣기에는 서로 민망할 것 같아. 새로 안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겠지만, TV를 보다가 야한 장면이 나오면 얼른 채널을 돌리고 다른데 쳐다보는거랑 같은 경우가 생길 것 같아.

 

-남녀의 성관계가 결혼 전에도 가능하다고 생각해? 만일 그로인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님한테 의논할 수는 있을 것 같아?

 

-성적인 부분이나 성관계에 대한 스킬이나 구체적인 성에 관한 것들을 부모님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는 없겠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청하거나 의논하는 것을 권하고 싶어. 예를 들어서 피임에 실패해서 임신이 되었을 경우 당부해주고 싶은 말은 부모한테 솔직히 얘기하고 의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거지. 상담사나 남자친구보다 먼저 부모님께 의논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거야. 남자친구도 어리고 여자친구도 어리니까.

 

-부모들이야 처음에는 내 딸은 아닐 거야, 내 아들은 아닐 거야라는 생각들을 갖고 있겠지. 자식들에게 닥친 문제는 당사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결과를 맞닥뜨린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님들이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는 건 당연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을 안 하고 숨기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걱정되고 안쓰러운 마음이 앞서서 화가 나는 거거든. 한 예로 아이를 잃어버리면 부모님이 정말 열심히 찾고 눈물 흘리고 마음 아파하다가 아이를 보는 순간 엉덩이를 때리면서 난리 치잖아. 어디 갔었어? 엄마한테서 떨어지면 안 되잖아? 이러는 것처럼... 그게 아이한테 진짜 화가 나서 그런 게 아닌거잖아.

 

-어린 나이 때 생각할 수 있는 거와 인생을 더 살고 모든 일을 대처해 본 사람들이 줄 수 있는 조언은 확실히 다르거든.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

 

-부모님과의 어색함은 사춘기도 있지만 소통이 안 되는 것도 있어. ·고등학교 때는 부모님보다는 친구가 좋고 대학교 때도 친구가 더 좋잖아.

 

-왜 얘기가 안 된다고 생각해?

 

-나는 공감을 해 주길 원하는데 오히려 왜? 이게 답인데? 이걸 왜 못해? 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버리면 입을 닫게 되고 마음의 문도 닫게 되는 것 같아.

-나도 성격차이...

 

-어떨 땐 나한테 말을 걸어줬으면 좋겠고 말을 멈춰야할 때 멈춰줬으면 좋겠는데 부모님의 그런 반응을 내가 겪고 보니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

-대화도 안 통하고 라떼는~ 하면서 하는 소리도 듣기 싫고..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은 부모님들이지.

 

-우리, 엄마들과 같이 집중 토론을 해볼까?

-안돼!

-내 엄마 내 아이가 아니면 서로 할 얘기들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번 얘기를 해보자는거지. 서로 반박도 했다가 공감도 했다가... 집중 토론 후에 집에 돌아갔을 때 내 딸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우리 엄마가 이런 마음으로 나한테 얘기하지 않았을까라는 걸 서로 좀 알게 되지 않을까? 어때?

-나쁘지 않아.

-난 엄마보다 아빠가 더 궁금해.

 

-자녀와 학부모간의 수다방은 자체가 소통의 한 방법이기 때문에 한 번쯤 가져보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아.

 

-돈 주고 학원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수다방을 통해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우리의 고민들을 해결해나가면서 청년이 이끌어가는 시흥을 만들자는 것에 모두 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