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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시흥 人!

[호조벌사람들] “저 말고 누가 해요?” 송원이의 이유 있는 꿈

 

저 말고 누가 해요?” 송원이의 이유 있는 꿈

신천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송원이를 만나러 신천동 삼미시장으로 갔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앳돼 보이는 얼굴에 키가 큰 소년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185cm?! 모델이 되고 싶은 꿈도 있어 엔터테인먼트에 다닌다고 한다. 농구, 배드민턴 등 운동도 좋아하는 만능엔터테이너이기도 하다. 취미나 관심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부모님 덕분에 모든 것들을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늘 감사하다. 송원이는 신천동이 고향이다. 신천초등학교, 신천중학교, 신천고등학교까지... 친구들은 신천초··고 출신들을 신천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대학은 생명 관련학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바다에 사는 생물과 더불어 하늘에 날아다니는 새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갖게 된 진로다.

 

가장 멀리 새를 보러 간 곳은 거제도다. 바다낚시 여행이었는데 하늘 위로 엄청나게 많은 독수리가 날아다녔다. 어릴 때부터 친척 동생과 탐조 놀이를 하면서 생긴 호기심은 바다의 물고기뿐 아니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바닷새에도 관심을 두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바다에 가면 가장 많이 보는 새가 갈매기다. 고양이 울음소리가 난다고 해서 괭이갈매기라고 부르는 것부터 총 587종의 새를 봤다. 본건 다 외우는 편이다. 이것도 능력일까? 하늘을 볼 때 친구들은 예쁘다라고 하지만 송원이는 날아가는 새를 보고 저 새는 뭐지?’ 하며 날갯짓 따라 시선을 돌린다고 한다.

 

새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 간 곳 중 철원이 있다. 철원에는 두루미가 많다. 철새가 많은 DMZ 비무장지대의 습지에서 사는 두루미는 개발하게 되면 더는 그곳에서 살 수 없다. 개발 때문에 많은 멸종위기급 생물들이 죽거나 사라진다. 한 예로 새만금 수라 갯벌이 있다. 습지나 갯벌이 사라지면 생물들은 결국 멸종이 된다. 수라 갯벌에서 저어새가 발견됐다. 작년에 밴딩 한, 김송원 이름이 적힌 저어새가 왔었다는 얘기를 듣고 기뻤다.

 

개발만이 원인이 아닌 사건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운 사건인데, 1년 전쯤의 일이다. 나무 위에 새 둥지가 있었다. 나뭇가지가 베어져 떨어져 나갔다. 천연기념물인 참매와 쇠부엉이가 발견되었을 때 일부 사진작가들이 새 둥지를 찍겠다고 나뭇가지를 자른 사건이다. 가까이 가서 찍으려는 바람에 놀란 새들이 망연자실, 둥지 안의 새끼들을 바라만 보거나 지쳐 도망을 못 가고 주저앉아버린 쇠부엉이의 모습은 그저 애처롭기만 했다.

 

 

멸종위기 2급인 새홀리기나 소래산에서 본 천연기념물 팔색조를 봤을 때 서식할만한 환경이 시흥에 없다는 게 못내 안타까웠다. 오이도의 황새바위(옥귀도)에서도 귀한 새를 보았다. 쇠부리슴새다. 친척 동생과 함께 탐조 활동으로 저어새 밴딩 차 건너갔던 때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쇠부리슴새는 제주도나 동해 먼바다를 가로질러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아직 어린 새여서 길을 잃은 것 같았다. 해류와 난류, 먹이를 따라다니는 종이기에 무리를 찾아 합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큐에서 본 슴새를 오이도에서 본 건 행운이다.

 

이렇듯 멸종위기종이 종종 발견되는 시흥이고 보면 서식 환경이 아직은 괜찮다고 보여지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 두 개의 종이 멸종위기 등급으로 지정이 됐다.시흥에 사라지고 있는 생물이 많으니까 지키려면 다시 와야죠. 저 말고 누가 해요?” 대학에 진학하여 다시 시흥으로 내려와 새를 연구하는 사람으로 활동을 하겠다는 포부다. 참 고마운 말이다.

 

박이, 뿌리내리다!

고향이란 말은 기분 좋은 말인 것 같다. 시흥은 평화롭고 시골스럽고 조용한 자연환경, 갯벌, , 바다가 있다. 소래산과 자연 지형인 계란마을도 있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오이도다. 옥귀도가 보호되면 좋겠다. 그래야 저어새가 번식한다. 왜가리와 백로, 저어새 등, 시흥에 점점 많은 생물이 찾아오고 있으니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연을 찾는 시민들에게 쓰레기 버리지 않기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쓰레기가 하천으로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바다생물이나 새들이 힘들어져요.” 원래 새들의 땅이었던 곳! 훼손되지 않는 자연환경에서 인간과 생물은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

 

* 이 인터뷰는 경기에코뮤지엄 지원사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새홀리기 멸종위기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