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정아빠를 닮아 술 하나는 잘 마셨다. 열정을 다해 일했던 젊은 시절, 야근하면서, 일이 끝나고, 매일 맥주 한 잔, 소주 한 잔하며 주말이면 암벽등반하면서 소주 한 잔, 하산주로 또 한 잔. 그렇게 매일을 술을 마시면서 서서히 몸이 망가져가는 걸 느끼지못했다. 그저 사람이 좋아서, 술이 좋아서 어울리며 웃고 떠들고 직장 상사를 안주삼아 1차에 얼근한 기운을 2차로 마무리하며 또 더 나아가 마음이 동하면 3차까지... 밤새 술을 마시면 어느새 날이 밝아 화장을 덧바르고 입었던 옷 그대로 다시 출근을 하던 그때. 그래도 됐던 젊은 시절. 소주와 양주를 섞은 폭탄주 10잔을 마셔도 끄떡없던 젊은 시절, 바위를 타고 난 후 마시던 소주들은 목을 타고 몸 안으로 들어가 간을 망가뜨렸다. 결혼을 하고 일체 끊었던 술은 10년을 훌쩍 넘어 20년이 되고 술 한 모금도 버거운 몸이 되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망가졌던 몸이 자연식으로 회복하여 지금은 안주가 좋으면 맥주 한 잔, 소주 한 잔 정도는 가능한 몸이 되었다. 맥주 300cc정도나 소주 한 잔, 와인 한 잔, 하이볼 한 잔이 주량이지만 그래도 그정도가 좋은 나의 주량이다.





어쩌다 술이 과할때 속 뒤집어지는 상태가 되면 여지없이 찾게 되는건 콩나물국밥이다. 알콜해독 능력이 없는 몸뚱인지라 괴로운 숙취는 종일 나를 괴롭히고 콩나물국밥하나에 서서히 나아져가는 몸을 느낀다. 그렇게 한 끼, 두 끼 콩나물국밥을 먹고 나면 어느새 뒤집어지는 속도 두통도 사라진다. 술 한 잔에 세상 시름 덜고 기분좋은 마음 유지하며 한 잔을 더해 두 잔을 마시고 세 잔을 들어올린다.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되고 친구가 생기고, 지나치면 혀가 말리고 건강이 무너진다. 술은 사람을 좋게도 나쁘게도 만드는 재주를 가진 요물이나 그 정도의 조절은 결국 마시는 내가 하는거며 술에 지는 사람은 절대 되지 말자는건 나의 술에 대한 자존심이다.

"우리동네에 전주콩나물국밥집에 생겨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전에는 정왕동 시흥교육청까지 갔어야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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