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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대화가있는카페/소소한이야기

내멋대로 서울투어

 

서울나들이를 주저하게 되는 이유는 차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주차장과 주차요금의 부담 때문이 아닐까싶다. 떠나기 전 열심히 검색을 해서 시간대비 주차요금 계산을 해보니 광화문일대를 다니기 위해서는 경복궁주차장이 제일 나아 갔는데.... 주차장 들어가는데만 20분 기다림 ㅠㅠ

 

서울은 역시나 아름답다. 복잡하지만 마포 광화문 종로 남영동 효창동 일대는 추억 하나하나 모두 새겨져있는 내 어린시절의 기억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진 그곳들. 그래도 간혹 그때 그모습의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면 참 반갑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왜 헤어져? 라는 큰딸의 질문부터 시작 된 내멋대로 서울투어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래도 동행인이 유쾌 상쾌한 껌딱지들이라 지루한지도 힘든지도 모르고 기다려 주차장으로 겨우 들어가고 뜨거운 광화문 일대를 걸어다닐 수 있었다.

 

삼청동일대는 무더운 평일인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갔다.

지난번에 왔을 때 다음에 가면 꼭 먹어야지 했던 라면55번지. 한옥집을 개조해서 만든 음식점이나 카페, 공방들이 이 곳에는 참 많다.

 

에어콘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앉아, 토장라면, 오짬라면, 냉라면 주문했는데 참 비싼 라면값이지만 값은 하네~ 라는 말 절로 나올만큼 독특하고 맛있었다. 특히 된장 들어간 토장라면^^ 냉라면의 육수는 냉면육수 맛이지만 진미채 들어간것이 독특!

 

 

빙수를 먹을 때 수저로 콕콕 부셔 녹여 먹는 사람들이 있다. 녹아서 설탕물 떠 먹는 느낌이 나 나는 싫어한다. 위에서부터 한 수저씩 떠먹는 스타일인데 냄비빙수가 딱 그렇게 먹어야한단다. ㅎㅎㅎ  다음에는 여기 가봐야지~ 재미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 득 아이템!

 

날이 더우니 물만 보면 무저건반사로 눈이 뜨여진다. 지나던 아이가 거대 화분 속 물에 손을 텀벙 집어넣는다. 아빠도 덩달아 손을 넣어 휘이휘이~ 젓는다. 안으로 들어가고싶은 충동 간절했으리라^^

 

인사동을 찾은 이들은  무더운 날씨를 피해갔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관광을 하는데 메르스의 기운은 완전히 가신 듯하다. 메르스로 인해 전국이 비통해있을 때 우리나라의 경제는 매우 많이 휘청거렸다. 그러나 생명 앞에 돈은 한낱 물질에 불과한 것을. 모든 것은 지나가고 불볕더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다원의 정취는 예전만 못한듯.... 만화에 미쳐있던 그때 만화에 미친 친구들과 열정을 불사르며 뻔질나게 드나들던 다원. 지금은 다원과 카페의 중간즈음에 머물러 있다. 다원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주위를 둘러보면 무슨 이야기를 그리도 열심히 할까 궁금해질 정도로 진지한 그룹들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없이 큰소리로 웃고 떠들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주지 못해 아쉽다.

 

관광의 묘미는 역시 길거리음식에 있음을...^^ 소라 꼬치가 신기하다.

 

이게 뭐예요? 하고 묻는 어느 관광객의 말에 장사하시는 할머니 왈, 먹는거예요~ ㅋㅋㅋ 질문하던 이와 난 눈이 마주치며 큭큭 대고 웃었다. 먹는건 알겠고요~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

 

탑골공원에 있지 않고 천원짜리 먹거리 파시는 할아버지를 위해 달고나 하나 팔아드렸다.

 

종가지하쇼핑몰 아이쇼핑하면서 눈에 띈 원피스 하나 산 껌딱지는 득템했다며 좋아하고, 그래서 그런지 발걸음은 더욱 활기 차 졌다.  청계천의 물자락 따라 걸었는데, 청계천의 물은 맑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온 몸 풍덩 담근 아이들이 그저 부러울뿐.

 

 

청계천광장에서는 여러개의 부스가 설치되어 있는데,생망고주스와 낙지호롱이 완전 짱맛!

 

서툴지만 한국어 구사하는 맛이 귀여웠던 쫀득거리는 아이스크림 아저씨, 딸과 장난치는 모습이 므훗하다.

 

교보문고는 예전에 비하면 많이 비좁아졌지만 역시 학창시절, 추억의 교보문고는 광화문 가면 가보고 싶어지는 제1코스이기도하다. 예전에는 책만 빼곡이 진열되어있었고, 쉼터는 한군데만 있었던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은 수익성코너가 많이 생겨 그로인해 더 좁아진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책이나 신문이 읽혀지지않아 안타깝다.

 

 

돌고돌아 다리가 아파질 때 마주 한 광화문광장의 세월호의 어두운 그림자들....

 

차마 영정 속 아이들의 얼굴을 보지 못해 아이들만 들어가 추모하고 나오라고했다.

마음은 아프나 더이상의 눈물은 나오지 않으리라 했다. 그런데 여전히 눈물이 나온다. 하아... 어찌할꼬...

 

아직도 바닷속 깊이 남아있는 9명의 희생자들.... 언제나 돌아오려나... 살을 에는 추위와 탈진할 듯 쏟아져내리는 뜨거운 여름을 몇번을 더 거쳐야 저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했던 이유를 알게 되고 또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피눈물 흘리고 있는 가족들 앞으로 돌아오게 될까.

 

 

쉬 가시지않는 감정을 그대로 안고 북악스카이웨이를 넘어  대학로, 남산을 돌며 추스렸다.

 

마포대교 너머 내 고향 마포가 보인다. 오랜만에 가 본 여의도고수부지. 거의 주말마다 가족들이 바리바리 먹거리 싸들고 와서 바람에 땀 식혀가며 놀았었다. 한강물 바로 앞까지 내려가 우리 둘째 삼촌은 소주에 새우깡을 먹으며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도 했었다^^

 

방학 막바지에 가진 서울투어.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닌 하루였지만 더위에도 짜증 한번 내지않고 연신 웃어대며 다녀 준 아이들이 고맙다. 

서울은 참 더웠다. 서울에서 시흥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서울과 다른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스쳤다. 역시 청정시흥~ 태어나면서부터 아이들 서 너살 때까지 죽 살던 서울. 가끔 서울 나가 다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친구들과 만날때는 다시 서울로 나와~ 라는 말의 유혹에 많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시흥은 내 제2의 고향이고 여유롭고 사방이 탁 트인 시흥땅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