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전야...
잿빛 하늘을 비추던 차창에는 비를 동반한 천둥소리에 떨림이 느껴집니다.
라디오에서는 비와 함께 문득 외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애절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덩달아 나도 센치해집니다.
이대로 취재현장이 아닌 비에 흠뻑 젖은 바다를 보러 가고싶다는 맘 들기도 했더랬습니다.
비는.. 사람을 참 외롭고 슬프게 만듭니다.
하지만 잠시 비와 함께 센치한 기분 홀로 느껴도 좋지않은가요....
혼자 있고 싶은 마음으로...
사실은 유난히 더 심하게 가라앉는 이날의 기분은 막내고모의 장례를 치르고 오는 길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던것 같습니다.
편하게 눈을 감으셨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입니다.
취재를 마치고 남편과 만났습니다. 저녁을 먹고(생일 외식 대신이라며...^^;;;)
갑자기 " 우리 와이프한테 와이퍼 선물해줄까?" 합니다.
와이퍼가 잘 닦이지도 않은데다 신경쓰이는 소리까지 나서 말입니다.
와이퍼 사면서 매장 안을 어슬렁 거리며 둘러보다 토스터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것도 사줘! 했지요. 두번째 선물입니다.
살짝 새는 씽크대 수도꼭지도 사서 달아줍니다. 세번째 선물입니다.
샤워헤드와 연결된 사이에 물이 발사되는 곳이 있어 샤워기도 바꾸었습니다. 네번째 선물이네요~
고모의 영정 앞에서 울다 지친 몸 끌며 친정엄마 집에 모셔다드리니, 생일 미역국 굴 넣고 시원하게 끓여놓았다며
정성스럽게 포장 한 쇼핑백 건네주십니다.
그것으로 생일날인 오늘, 나 늦잠잘테니 깨우지마! 선언했는데,
"언제 일어나서 밥 먹을거야?" 하며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왜?" 했더니
"밥 해주려고 하지~~"합니다.
바삭한 누룽지도 먹여주고 싶고 정성없이는 만들어낼 수 없는 냄비밥을 한겁니다.*^^*~
남편이 차려준 아침생일상입니다.
어묵도 직접 볶고 이쁘고 단정하게 담아 낸 후식, 과일까지...
(누룽지는 정말 대박!!!) 다섯번 째 선물이지요~
감동의 아침을 맞이하고 나들이 나가 추억을 쌓게 해주겠노라 했지만,
모처럼 쉬는 일요일 몸을 쉬게 하고 싶어 집에 그냥 있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전화가 걸려오네요~
생일 축하한다며 밥 사주고 싶다는^^ 여섯번째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시흥시민축구단 기사를 쓰다 불려(?) 나간거라 TV소리에 집중 안되는 집에서 못한 마무리를 기다리는 동안 하기 위해
노트북을 가지고 나가 작업을 했지요.
난곡재의 만두 샤브샤브와 메밀전병은 참 맛있습니다~
아직 쌀쌀한 바람에 노천카페의 분위기를 즐길 수 없어 바로 일어서야 했지만
날씨가 좋으면 물소리 나는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어집니다.
그때는 새소리도 좀 시끄럽게 들려지면 좋겠네요~
큰껌딱지가 알바에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작은껌딱지가 갑자기 언니의 방문 앞을 가로막으며
"언니방에 들어가면 안돼!!" 하며 문을 사수합니다.
"사실은 엄마 선물 언니방에 있어" 하는데, 입이 근질거려 며칠 전부터 얼마나 참았을까요 ㅎㅎㅎ
백화점에서 세일해서 샀다는 가방입니다.
금액이 중요한게 아니지요..
알뜰하고 최저임금 받아 얼마 되지않는 월급 받아 샀다는 정성이
눈물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가방이 무척 맘에 듭니다.
내일 출근할 때 가방에 맞춰 이쁘게 하고 나가랍니다^^*
그래야겠습니다~
7번째의 선물.... 행운의 7.
좋은일만 있을것 같습니다****
*******고맙고 사랑합니다. 더 잘하겠습니다*******
나의 소중한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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