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의 세째날은 멋진 일출부터 시작했다. 서귀포앞바다에 퍼진 아침의 붉은 기운은 어느 화가가 그린 그림처럼 장관을 이루었다. 바다를 타고 올라오는 빛과 하늘의 구름을 물들이는 빛은 하루라는 선물을 이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에게 선사하듯 퍼져나갔다. 조금은 게으른 아침을 주섬주섬 꾸려 제주에서의 특별한 아침을 향해 호텔을 나섰다.
옥돔구이와 돔베고기가 정식으로 나오는 1인분에 8.000원짜리 아침, 매우 만족스런 식사였다. 맛, 가격, 양 3만족 식사^^ 이럴땐 참 기분좋다~ 그런데 제주의 맛집이라 소문 난 곳의 한가지 특별한 메뉴에 대한 만족은 큰 편이나 밑반찬들은 대체적으로 심심한 편이며 간이 맞지 않았다. 특히 김치는 공통적으로 맛이 없었다.
주 메뉴만 맛있으면 됐지 뭐~ 라는 위안을 삼으며....
제주에서의 여행은 날씨가 한 몫 톡톡히 했다. 다니는 내내 영상 15도 정도 되는 기온들은 따스한 봄날처럼 포근했다. 추운 바람이 없었던... 따뜻한 음료가 아닌 아이스음료를 마실 만큼의 갈증 느껴지는 날씨... 창문 닫힌 차 안에서의 살짝쿵 에어컨까지... 30% 부족한 제주도를 한바퀴 돌며 1시간씩 가량의 거리차는 드라이브로 참 좋았다.
산방굴사 가는 도로에 지나치는 수많은 농산물 직판장에서 핸들 꺽이는 자연스러움으로 들어간 슬로비 농.수산물 직판장에서 손 큰 주인아주머니의 박스 가득 들이붓는 귤과 달디 단 한라봉을 시댁에 한박스 , 집에 한박스씩을 주문하여 택배로 부쳤다.
비수기에 다니는 여행이 좋은것은 한가로움 속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것에 있다. 정체로 눈쌀 찌푸리지않아도 되고 많은 인파에 치이지 않아도 되고, 바가지에 억울해하지도 않아도 되고 카페 주인과의 소소한 대화도 할 수 있으니 더욱 좋다.
용머리해안가가 보이는 산방굴사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산방굴사까지의 거리는 150m. 그러나 계단으로만 되어있다. 헉헉~~~~!!!!!!
조금만 안개가 끼어도 보이지않는다는 마라도가 저멀리 흐릿하게 보이고
눈이 부실 정도로 맑고 푸른 바다와 하늘은 하나인듯 둘인듯 장관을 이룬다.
등줄기에 땀이 조금은 베일 정도의 적당한 온화한 날씨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신도 한 명이 앉아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부처상앞의 약숫물을 한 모금 마시고 사진을 찍으니 내려가서 찍으란다. 살짝 짜증을 낸다. 나같이 석상 바로 앞에서 찍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체리음료와 파인애플&코코넛이 섞인 음료를 시원하게 마시며 여기저기 구경을 하는데,
부는 바람이 추운 것이 아니라 시원함이 느껴진다.
산방산의 눈부심에 심장이 쿵 거린다.
그 다음 간 곳은 드라마월드.
6,70년대 드라마부터 최신 드라마까지 작은 셋트장이 구성되어있는 곳이다.
"나, 떨고 있냐-"로 유명한 모래시계의 사형 현장 셋트장부터
"
.아...오글거린다 ㅎㅎㅎㅎㅎ 겨울연가도^^;;;;;;;;;
들어갈 수 없는 도민준침실도 있다.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데 드라마주인공이 된듯 나름 연기도 해본다.
기생이 되어보고자 하였으나 그저 귀엽기만 한.... ㅋㅋㅋㅋ 죄송^^'''''
지하에는 옛 물건들과 옛 골목의 상가들을 재현한 곳이 있다.
저 시대를 살아 온 것이 이렇게 추억이 된다.
최고의 트로이카였던 장미희와 정윤희. 세월 앞에 비껴가지 못하는 젊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나 나이를 먹는 다는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니 어떤 의미를 두어야할까....
드라마가 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쉼터에서는 매점이 운영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공항시간에 맞춰 공항 근처 용두암에서 제주에서의 마지막 바다와 거대한 용의 머리가 표효하듯한 바위를 보며 잠시 머물다 간다.
해녀들이 잡은 소라와 낙지 옆으로 앉은뱅이 의자들 가득 바다를 먹는 이들이 있다.
바다와 함께 먹는 낙지의 맛은 기막힐 것이나 시간의 아쉬움으로 뒤돌릴 수 밖에 없었다.....
제주도에 가면 반드시 가야한다는 제주마당에서의 갈치조림, 길다란 통갈치조림 또는 구이는 길다란 주물에 뉘어 특이한 모습으로 상에 내오게 되나 그것은 4인분 이상인데 금액이 10만원이 넘어가 둘이 먹기에 적당한 조림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6만원. 진짜 제주산 갈치이니 비싼거라 생각하며... 맛이 있긴 했다! ㅎㅎ 거의 밥도둑 수준....
좀 더 머물다 오라는 남편님의 배려에 그러고 싶었느나 보고 싶은 것은 모두 보았기에 집이 그리워 일정대로 제주여행을 마치기로 했다. 54시간에 자차보험료 포함 5만여원한 제주공항렌트카에 차량을 반납하고 제주공항에 도착했을때처럼 렌트카회사의 셔틀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갔다.
너무 일찍 도착한 제주공항이었지만 면세점 들러 구경도 하고 대기실에서 TV도 보고 제주에서 찍은 사진도 구경하며 트릭아트에서 포즈도 취해보았다.
아시아나항공기를 타고 편하게 김포공항으로 향한다.
50분동안 하늘을 날아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이 내려다보이면서 짧지만 긴 제주에서의 여행을 마쳤다. 껌딱지와 찰싹 달라붙어 다닌 2017년 신년여행. 수학여행을 못 가 서운해하던 껌딱지는 원없이 다닌 제주여행에 더이상의 미련은 없어보였다. 그러나.... 다음 여행은 유럽으로 가잔다 ㅠㅠ 돈 벌어야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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