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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교육수다방

학부모교육수다방, 군서미래국제학교 탐방

 

학부모들이 학교 탐방에 나섰다. 20221031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군서미래국제학교에서 교내 탐방과 궁금한 것들을 교장선생님께 듣고, 장소를 옮겨 경기꿈의학교 거점센터 아시아스쿨 1층 공유카페에서 수다의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 교육 관련 학부모들의 시선에서 만들어가는 의제 발굴에 의한 탐방,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어떤 것들을 생각할까? 그리고 그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군서미래국제학교는 다른 학교의 수업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말로만 듣던 학교 운영에 관한 것들을 직접 들음으로써 학부모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된 학교탐방 및 간담회는 좋은 정보를 얻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군서미래국제학교 교장 이용규

 

군서중학교가 폐교되면서 학교의 활용에 대한 고민들이 있어왔다. 시흥시에서는 지역 거점 평생교육이나 문화센터를 구상했었고,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외국인 학생이 많으니 다문화 학생을 위한 학교를 제안했었다. 그러나 단순히 다문화 학생만 다니게 하는 학교가 아닌 다국적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고 밥을 먹고 놀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진일보하게 됐다. 다문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교육을 통해 두 개의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모국어와 한국어 교육을 통해서다. 교육의 지향점은 스스로 할 수 있게, 자기 주장과 자신을 표현하는 것, 협력과 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휘력이 있어야 하는데 기본 베이스는 책 읽기다. 한국어, 러시아어, 중국어, 영어등 뭐가 됐든 언어는 기본으로 깔려있어야 한다. 그리고, 활동이나 체험 중심의 수업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이런 것들을 교육과정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일반 학부모들의 문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마땅히 기존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문의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 학습이나 교과 방식이 아닌 것들을 채택하면서 교과서에 나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 시집을 사서 읽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되는거라고 가르친다. 예를들어 문학을 배우지 않아도 신문에 나오는 사설이나 칼럼등을 읽을 줄 알고 찾을 줄 알면 된다는 얘기다. 학교에서는 그런 것들을 찾고 읽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학생들이 찾아가는 교육 방식인 것이다.

아이가 중.고등학교때 가장 힘들어했던 것이 시를 해석하는 거였다. 아이는 나름의 시를 해석하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다른 의미로 해석하여 가르친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그렇게 가르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시를 읽고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르다. 또 수학 문제를 풀면 무조건 정답이 나와야 한다. 무조건 정해진 정답을 가르치지 않는다. 입시에 매달리거나 직업교육을 받는 것이 아닌 필요할 때 받는 교육을 지향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대학은 필요할 때 가면 된다. 대학 교육이든 직업교육이든 방법은 얼마든지 있고 다양한 문이 열려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고민하는 학교 선택과 진로 선택의 고민은 앞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와 유럽, 미국등과의 차이점을 말하겠다. 우리나라는 너 어느 대학 나왔어?” 라고 물어본다. 그러나 유럽이나 미국 쪽은 너는 무슨 과 나왔어?” 라고 묻는다. 교육이나 대학 입시 문제는 정치권과 무관하지 않다. 정치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나 대학입시 문제나 대학입시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도 바뀌지 않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학교 운영 방식이 사실 불안하기는 하다. 할 수 있느냐, 이겨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어찌보면 선택이다. 이 학교는 대개가 대안학교라고 생각하고 오는 상황에 있다.

 

 

학부모:미대를 나왔다. 입시에서 필요 없는 것들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꼭 대학을 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웹툰이나 유튜브 제작등은 엄청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가 학교가 아닌 온라인이나 학원에서도 배울 수 있다는 다양한 틀을 마련한 건 사실인 것 같다. 현재 20대 청년들의 취업을 생각하면 암울하기도 하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일반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 대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또는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이나 진로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하면 관련 과목을 공부하는 방식을 따라서다. 수능은 별건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국어수업을 꾸준하게 잘 듣는다고 수능을 잘 볼까? 일반 지문을 잘 해석하려면 칼럼등을 통해 이해의 폭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학습 스킬만 배워서는 안된다.

 

 

학부모:시대는 변했는데 현실이 못 따라가 주는 것 같다. 지금의 선생님(학원)들은 수학의 경우 답만 요구하는 것이 아닌 풀이 과정도 같이 요구한다. 집에서 풀어주면 풀어주지 말라고 한다. 섣불리 풀어주다보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인데, 우리 시대 때의 풀이는 지금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학교는 주입식이 아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가든 답을 찾아가고 얻어낸다. 학교만 변해서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반 학교도 점차적으로 변하고는 있다. 소수지만 선생님들도 변하고 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100%는 아니다. 2+3=5라고 배웠다면 지금은 사과 3, 딸기 2개 이런식으로 배운다. 결국 읽어내야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둔다. 내가 구하려고 하는 것이 뭔지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읽고 이해하고 답을 구해야 하는 수업 방식이다. 그래서 책읽기가 중요한 것이다.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고 이해를 해야한다. 과거의 책읽기와 지금의 책읽기는 이해의 정도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온다.

 

 

학부모:아이가 셋이 있다. 세 아이 모두 다니고 있고 만족해한다. 다른 학교와 다른 교육 방식이지만 점차 관심을 갖고 마음이 많이 기울어져 있음이 느껴진다. 일반적 교육에 익숙해져 있는 학부모들에게 어쩌면 무학년제라는 것이 낯설고 또 불안해할 수 있다. ,단점이 있을까? 또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수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궁금한 것이 많은 학부모들이다.

 

 

무학년제라는 개념은 학년이 없다라는 것과는 다르다. 학년은 존재한다. 학생들이 듣는 과목을 같이 듣는 것이다. 수업에 있어서 학생들과의 마찰은 없다. 흥미가 있어서 선택을 한 과목이기 때문에 1학년이다, 2학년이다 하는 개념의 차이는 없다. 오히려 과목에 대한 집중력이 높다.

아이들이 원하는 과목이 100% 개설되지는 않는다. 일정 이상의 수요가 있어야 가능하다. 학생 수가 많아지고 중,고등학교가 섞이게 되면 달라질 수 있으며 최대한 많은 과목을 개설하려고 한다. 선생님들의 수업 부담은 높아질 것이다. 원하는 과목을 가르치기 위한 외부 인력을 수시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은 마련되어있지 않다. 국립학교이고 발령 교사들이다. 교과를 보면 일반 선생님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과목들도 있다. 그런 과목들은 전문가들과 연계하여 협업 수업을 진행한다.

 

 


고등학교 과정의 경우 레벨의 정도에 따라 경기과기대와 MOU를 맺어 협업수업을 하려고 추진하고 있다. 지역과의 협업을 통한 수업은 대개가 단기간이나 일회성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한 학기 또는 1년 단위의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학부모:학교 선생님이 수업 방식을 리드하고, 학생 스스로가 찾아와서 교육을 받는 좋은 수업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어머님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다문화 아이들이 같이 수업을 받기 때문에 발생되는 언어 부분은 어떻게 적응을 시키고 있는지 궁금하다.

 

 

학부모:‘군서미래국제학교하면 수업에 관한 다양한 방식들이 기존 학교와 다른 게 강점인데, 다문화 학교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그래서 홍보를 많이 하고 있다. 중도 입국 학생들이 오면 혹은 전입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오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학교 교육 과정을 설명한다. 시화중학교와 비교해보면 오히려 군서미래국제학교가 다문화 비율이 낮다.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선택의 문제다. 오히려 다국적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수업을 받으며 놀고 하니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친구와 소통하기 위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어머니들도 소통의 문을 열려는 것은 장점으로 통한다. 이런 것들을 홍보하기 위해 11월에 입학설명회를 한다. 입학설명회를 통해 자세한 안내와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다. 체험수업으로 아이들의 선택과 결정을 맡기는 것은 긍정적인 평가로 남겨지기도 한다.

 

 

학부모:한국인 아이들은 입학통지서를 받는데 외국인들은 입학통지서를 받지 못한다. 어디에 확인을 해야하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다문화센터에서 정보를 얻었다.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아이에게 체험은커녕 적응의 부담까지 주게 되는 것 같아 엄마의 결정으로 중국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입학을 시켰다. 아이가 좋아하고 재능이 있는 것을 가르치고 싶다.

 

 

혼자가 아닌 팀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기 주도적 성과를 보이게 하고, 학생 스스로 일주일 동안의 공부계획서를 작성하게 한 후 담임선생님이 체크하는 것을 주 당 한 시간씩 하고 있다. 굉장히 힘든 과정이다. 왜냐하면 학생이 어떻게 계획을 짤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학부모가 같이 해야 한다. 학생이 세우는 계획과 부모가 세우는 계획은 다르다. 부모는 욕심이 있다. 부모의 계획이 개입되었을 때 아이가 잘 따라가면 좋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군서미래국제학교 전.입학의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교감선생님과 상담을 하면 도와줄 것이다. 현재 기준, 1학년이 두 학급, 2학년이 세 학급, 3학년이 한 학급이 있다. 1,2학년의 경우 학급당 20명 내외 정도 있다. 3학년은 십여 명이 있다. 1,2학년은 신입학생으로 들어온 아이들이다. 3학년은 전학으로 온 아이들이다. 내년도에는 중학교가 7학급이 된다.

 

 

상급학교를 진학하려는 아이들이 크게 문제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대입을 목표로 하는 학교가 아니다. 교육과정이 다르니 수능을 보기에 부족한 건 사실이다. 대학입시를 위한 전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회는 같을거라고 생각한다. 일반학교에서 나타나는 아이들의 무력감보다 뭔가를 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게 낫다고 본다. 대학을 원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을 하게 되면 선택에 대한 건 잘 듣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군서미래국제학교가 생길 때 지역에서는 교육청에서 바라는 국제학교의 의미와 동네에서 바라보는 의미가 군서중학교 폐교 이후의 상황들을 봤을 때 우려한 바가 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애정을 갖고 있고, 교육과정의 설명과 교사들의 전문성이 차별화되어 놀라웠다.

 

 

중학교 과정 개설 준비를 3개월 동안 했다.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초등학교는 미리 준비해서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교사들은 정기인사가 아닌 본인 희망에 의해 온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이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교육과정을 만들고 과목을 개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중에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목도 있지만 학생들이 기피하는 과목들도 있다. 학생들이 기피하는 과목을 줄여나갔다. 내년에는 기초 교과목에 대한 수업을 조금 더 강화하고 변경되는 과목을 개설하려고 한다. 문해력 과목의 경우는 학생의 선택이 아닌 필수로 가져간다.

 

 

학부모:비교적 소통이 잘 되고 있는 초등학교를 겪었다. 중학교는 걱정이 된다. 군서미래국제학교는 국제학교라는 성향보다는 미래학교 성향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AI의 활용과 사람이 하는 것의 경계선에서 어쨌든 중요한건 팀플레이, 개인플레이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체육 관련한 것들(럭비나 수영등)은 인근 체육시설에서 운영한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어울림극민체육센터가 인근에 있다. 센터장의 권유로 연계를 하게 되었다. 다른 프로그램도 개발해서 연결하려 하고 있다. 꼭 학교 운동장에서만이 아닌 지역에 있는 시설들을 활용할 수 있으면 더없이 좋다. 럭비의 경우 경기까지 치르게 하니 새로운 경험으로 와 닿았을 것이다. 일반 학교에서는 접할 수 없는 기회를 중학교에서 했다.

 

 

시와 도의 일부 지원으로 운영을 하는 부분도 있고,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경우 번아웃이 올 정도로 너무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교사의 배치는 일반 학교보다 조금 더 많이 지원을 받고 있다. 외국어는 시간 강사로 쓴다. 영어는 원어민 강사를 채용했다. 중국어는 도에서 두 명을 지원받았다. 영어의 경우 내년도에 초등학교 전담으로 한 명 더 신청을 한 상태다. 러시아어의 경우 채용해 주는 프로그램이 없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중등에서 수요가 많지 않은 탓도 있다.

 

[군서미래국제학교 내부 시설]

공사가 예정되어 있는 공간과 공사가 완성된 공간이 있다.

 

 

학부모들만의 수다의 시간

 

부모들의 불안감은 따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스마트 고등학교의 뷰티과처럼 정해진 과목이 군서미래국제학교는 없다. 자기 분야가 없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하는 과목을 열어준다고 했다. 5명만 모이면 개설이 가능하다. 군서미래국제학교도 다양한 경험과 수업을 하고 있지만 그 다양함에 공부를 꼭 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양한 진로의 선택을 함에 있어서 공부도 있을 거라서다. 오히려 공부에 흥미를 느껴서 대학을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거리나 시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험상 그렇다. 대학을 꼭 가야 하는 것보다는 어릴 때부터 자기만의 개성을 보이면 그것을 개발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입시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시흥시 안에서 정시로 가는 아이들은 전체의 30%도 안 된다고 했다. 대학을 가야만 옳다는 생각은 많이 낮춰진 것 같다.

 

 

학교에 대한 정보는 사실상 현재 다니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에게서 듣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그리고 학교에서 하는 입학설명회는 미래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들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게 뭐지? 뭐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어떻다는 거야?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군서미래국제학교는 1호 학교이고 타 시에 2호가 생길 예정이며 점차 이런 시스템의 학교가 많아질거라고 한다. 모든 선택은 곧 학생들로부터라는 결론을 내린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