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악화돼 스스로 병원으로 가던 동만은 근 한달만에 눈을 감았다. 영임은 몸져 누워 움직일수도 없는 동만을 더 무서워했다. 병마의 고통 속에서도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해대는 동만에게 두려움마저 느꼈다. 그 느낌이 무엇인지 정희도 알았다. 정희도 느꼈다. 목 안에 넣은 호스도, 목을 절개에 꽂은 호스도, 팔에 꽂은 링거도 빼라면서 성질을 부릴 때는 이러다 털고 일어나 집으로 가게 되면 아픈 처지에 더욱 패악질을 해대겠구나 싶은 생각에 몸서리가 쳐졌다. 매일 밤낮으로 간호를 하던 영임은 악에 받쳐 팔을 꼬집어댔다. “그냥 곱게 죽을일이지. 병원에 와서까지 때리고 싶어 죽겠아?” 그러고는 밖으로 나와 한참을 울어댔다. 정희는 아픔의 고통에 몸서리치는 아빠 동만이 측은하면서도 이대로 다시 일어나면 해댈 패악질이 두려워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일었다. 그래도 사람이고 아빠여서 그런 생각하면 안되지하는 마음도 교차됐다. 하지만 영임은 달랐다. 오만정이 다 떨어진 남편이었다. 같이 산 세월이 그저 힘들기만했던 남편이었다. 미련이 없었다. 있을리 없었다. 죽지못해 살아오 온 세월이었다. 그냥 이대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다. 정희는 결정을 해야 했다. 우유부단한 오빠 정헌은 해결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정희는 병원측 담당주치의에게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했다. 약물에 의지해 생명을 연장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했다. 그래도 호스를 제거하면 살인이나 마찬가지라며 안된다고 했다. 너무 완강해서 그렇다면 위급시 심폐소생은 하지않겠다 했다. 이미 한 번 했으므로 그것은 알겠다 했다. 정희는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영임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빠를 우리 집 근처 병원으로 모시는거 어때? 그런데 아빠 상태로 봐서 옮기면 이, 삼일 안에 돌아가실거야. 괜찮겠어?” 했더니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하라고 했다. 비단 병원이 멀어서가 이유는 아니었다. 그냥 끝내고 싶었다. 병원 측에서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모든 가상을 보호자의 싸인 하나로 비껴가고 정희는 앰뷸런스에 아빠 동만을 태우고 함께 올랐다. 정헌은 저만치 떨어져 서서 멀뚱멀뚱 쳐다만 볼 뿐 앰뷸런스 근처에도 오지 못했다. 바보. 그런 오빠가 한심해보였다. 그저 아들이라고 끼고 사니 저 모양이지. 정희는 속으로 혀를 끌끌차고 영임에게 말했다. “오빠랑 같이 집에 가 있어.” 하고 앰뷸런스에 올라탔다. 앰뷸런스에는 앳된 얼굴을 한 인턴선생과 인턴선생이 손으로 주입해주는 산소에 의지한 채 힘겹게 숨을 쉬고 있는 동만. 그리고 그 모습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는 정희만 있었다.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요란한 싸이렌 소리와 질주하는 속도감에 따른 흔들거림만 느끼는 시간이고 공간이었다. 출발한지 5분쯤 지났을까. 동만이 허공에 대고 손짓을 한다. 인턴이 말한다. “환자분이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 본대요?” 줄곧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던 눈을 돌려 초점 흐린 아빠 동만의 눈으로 옮겼다. 동만이 힘겹게 정희를 바라보며 손짓을 한다. 숨을 집어넣고 있는 산소를 빼라는 손짓이었다. 정희는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인턴을 향해 말했다. “산소호흡 하지 말라는데요?” “안돼요.” “안된데요” 동만은 체념한건지 아니면 힘들어서인지 손을 툭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이런 치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환자만 더 고통스럽게 할 뿐이지.” 인턴은 아무말도 않고 쉼 없이 산소를 주고 있었다. 인턴에게 따지는게 결코 아니었다. 그 말은 아빠 동만을 향한 정희의 원망 섞인 말에 더 가까웠다. 평생 가족에게 고통만 준 사람. 친딸을 미성년때부터 성폭행 미수에 수년간 성추행한 사람. 연약한 여자인, 곱디곱게 부잣집 맏딸로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살았던 엄마를 결혼하자마자 도박으로, 술로, 손찌검과 재산탕진에, 빚보증에, 번 돈은 모조리 흥청망청 다 써 대고 가정은 전혀 돌보않은 사람. 강남에 아파트가 서기 전, 얻은 딱지마저 팔아 도박에 쓴 사람. 이사하는 족족이 월세 보증금. 전세 보증금 죄다 빼 가 도박에 탕진한 사람. 그래도 멈추지 않는 아내를 향한 매질. 가정을 돌볼 생활비가 필요해 몰래 가정부 일이라도 할라치면 어떻게든 알아내 머리채 끌고 질질 끌고 나와 길거리에서 발길질을 해대는 사람. 그런 사람과 정이 있을리 만무한 정희이고 정헌이고 또 아내 영임이었다.
동네 작은 병원 침대에 옮겨진 동만은 죽은 듯 늘어져 있었다. 의사가 상태를 보더니 한마디 한다. “일어나시기 힘들겠는데요.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겠어요.” “네. 알고 있어요.”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상태를 지켜보겠습니다.” “최선, 다하실 필요는 없으세요.” 무심코, 무미건조하게 내뱉은 말에 의사가 의아한 듯 쳐다본다. “아... 위험한 순간에 심폐소생술 하실 필요 없다는 말이예요.” 하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병원에 옮긴지 다음날, 의사는 오늘 밤이 고비라고 했다. 언제 일이 생길지 모르니 연락 가능한 번호를 달라고 했다. 그리고 병원에 옮긴지 사흘째 되는 새벽 4시. 전화벨이 세차게 울어댔다. 순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들뜬 것은 수화기 너머 간호사였다. “백동만씨 보호자 되시죠? 빨리 병원으로 오셔야겠어요! 할아버지가 이상해요!” 들뜬 간호사와 달리 너무도 차분한 정희는 “네,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오빠 정헌에게 전화를 했다. “아빠, 돌아가실건가봐. 병원에서 오래. 엄마한테 전화하고 모시고 와.” 하고는 주섬주섬 집을 나섰다.
병원에 도착하니 의사와 간호사들이 아빠 동만의 침상을 에워싸고 있었다. 차분한 정희와 달리 그들은 매우 다급해 있었다. ‘뭔 호들갑이람!’ 가까이 다가가니 의사가 말한다. “마지막 인사 하시죠. 곧 눈을 감으실 것 같습니다.” 아빠 동만을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았다. 이미 이 순간이 올거라는 걸, 병원을 옮긴다는 생각을 한 순간부터 각오한 탓도 있었다. 초점 잃은 눈은 허공 어딘가로 향해있고 반쯤 벌린 입으로는 더이상 산소가 들어갈 여력도 없어 보였다. “아빠, 편히 눈 감으세요. 그만큼 우리 고생시켰으면 됐잖아요. 이제 그만 아빠도 편하고 우리도 편하게 눈 감으세요.” 마지막 숨 고르는 것 조차 버거운 듯 한 숨의 여력도 없이 모니터에서 삐- 소리가 났다. 의사가 아빠 동만의 뜬 눈을 감겨주고 사망 시간을 알려주었다. 끝났다. 끝났구나. 눈물이 맺혔다. 이제 그 무서운 옹골진 주먹에서 벗어났구나. 엄마는 이제 자유구나. 병원 로비 TV에서 아침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김수환 추기경의 입관식이 열리고 있었다.
멍하니 TV를 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 소리가 띵- 하고 울렸다. 정한과 그의 아내. 그리고 영임이 엘리베이터에서 차례로 내리는 것이 보였다. 정희는 턱으로 동만이 누워있는 병실을 가리켰다. 영임은 남편 동만의 마지막 모습조차 보지 않으려 했다. 얼굴만 봐도 몸서리가 쳐지고 싫다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죽음 앞에서 인사라도 좀 하지 했는데 이내 그 사무친 심정이 이해되어 더이상 채근하지 않았다. 정헌도 울먹이면서도 아빠의 마지막 모습을 보러 가지 않았다. 외며느리는 시어머니 옆에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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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동 꽃동네는 고만고만한 살림을 사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남루한 입성들이어도 이웃간의 정이 있어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있었다. 짓궂은 해학과 편한 너스레들은 그저 함박웃음을 짓게 했다. 영임은 어린 정헌의 손을 잡고 10개월 정도 된 정희를 업고 동네 아주머니 사이에 끼어 있었다. 부업이라도 할 요량으로 일감을 받기 위해 서는 줄이었다. 어린 자식들을 두고 일을 하러 나설 수 없어 집에서 소일삼아 하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어린 자식 둘이나 둔 영임에게 일감을 줄 업체는 없었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말 잘해주겠다며 끌고 나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줄을 서 본 것이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억척스런 전라도 아지매였다. 허름한 집이지만 자기집이었고 건설현장에서 노가다하는 남편의 힘을 덜어주고자, 살림에 보태고자 부업이든 공장이든 음식점이든 틈나는대로 다니며 돈을 벌었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영임의 등을 가볍게 토닥거린 후 사람들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나온다. 얼굴엔 함박웃음이 지어있다. “됐어, 정헌엄마!” 영임은 그 말뜻이 무엇인지 알았다. 좋았다. 단 얼마라도, 애들 입에 들어갈 먹거리라도 마련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터였다. “오야지한테 내 잘 말했어. 할당량 다 못채우면 내가 도와서라도 맞춰줄테니까 무조건 일 달라고 했어. 어여 이리 와” 주인집 아주머니는 정헌이를 번쩍 안아들고 영임에게 따라오라고 했다. 오야지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영 못마땅한 얼굴이었지만 못마땅한 손으로 못마땅하게 일감을 내려주었다. 일감은 마늘이었다. 마늘을 까서 주면 되는 거였다. 무거웠지만 영임은 마늘 한포대를 번쩍 들고 집으로 갔다. “진안댁 아주머니 봐서 드리는거예요! 잘 해갖고 오세요! 기한은 3일이예요! 3일 후에 이리로 갖고 나와요!” 오야지가 영임의 뒤통수에 대고 소리를 질러댔다. 영임은 뒤돌아서 고개를 끄덕였다. 집안일을 하면서 어린 연년생 아들과 딸을 건사하고 부업으로 하는 마늘까기를 한다는 것은 겁도 없이 저지른 일이었지만 그래도 일감이 생겼다는 것만도 감지덕지한 영임인지라 힘든 내색조차 사치로 여겼다. 큰 고무다라에 마늘을 넣고 하룻밤 물에 불렸다. 다음날 물에 불려진 마늘을 발로 밟았다. 마늘의 뽀얀 속살들이 더러 드러났다. 상에 한다라씩 올려 벗겨진 마늘을 골라내고 껍질이 있는 마늘은 손으로 깠다. 제법 힘 안들여도 잘 까졌다. 일은 할 만했다. 어린 아이들은 엄마가 일을 하는걸 아는지 얌전히 잘 있고 잘 놀아주었다. 아이들을 차례로 씻기고 저녁을 먹인 후 놀잇감을 손에 주니 잘 놀았다. 영임은 다시 상을 끌어다 물에 담겨져 있던 마늘 한 웅큼을 상에 올려 까는 작업을 했다. 그때 동만이 문을 발칵 열고 들어왔다. 3일만에 들어온 동만이었다. 동만은 방안 가득 진동하는 마늘 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이게?” 영임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이거 엎으면 안되는데... 하는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하다하다 별걸 다 하네, 궁상맞게.” 영임은 아무 소리 않고 손을 털고 일어났다. “밥은?” “먹었어” 퉁명스럽게 웃옷을 벗어 던지며 힐끗 쌓여있는 마늘을 본다. “저거 하면 얼마주냐?” 영임은 다시 앉으며 마늘을 까기 시작했다. “애들 먹일 간식이랑 반찬 정도는 나오겠더라고.” 동만은 아이들을 한 번씩 안아 쓰다듬더니 쌓여있는 마늘앞을 엉덩이 걸음으로 다가가더니 이내 까기 시작한다. 영임은 그런 동만을 의아한 듯 바라보다 다시 마늘을 까기 시작했다. “마누라가 돈 번다는데 마다할 이유 없지! 대신 집안일 소홀히 마라” 영임은 그 정도 반응에 안도의 숨을 쉬었다. 상을 엎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그때부터 시작한 마늘까기는 수년 동안 이어졌다. 3살, 4살이 된 정희, 정헌도 작디작은 고사리손으로 엄마를 도와준답시고 마늘을 같이 깠다. 별 도움은 되지않았지만 이미 밟아서 까지 마늘을 골라내 주는 것만도 고마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밖에서 왁자한 소리가 들리며 곧 방문이 열어제껴졌다. 주인집 아주머니와 뒷방 언니였다. 그들의 손에는 김치부침개가 수북히 들려있었다. “정헌엄마! 오늘 점심은 이거 하자! 아직 밥 안먹었지?” 뒷방 언니는 정헌과 정희의 손에 과자와 사탕을 양손에 하나씩 쥐어주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에고~ 엄마 도와주는거야? 기특도 하지”
“뭔 김치부침개를 이리도 많이 해오셨대요?”
영임은 다른 상을 꺼내고 작은 그릇 3개와 젓가락 3개를 차례로 올려놓으면 말했다. “2개 더 놔” “누가 더 와요?” “희진엄마랑 방울엄마도 올거야.” 영임은 그릇 2개, 젓가락 2개를 추가로 올려놓으면 무슨일 있나? 하는 표정으로 그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뒷방언니는 김치부침개를 젓가락으로 잘게 찢어 정헌과 정희의 입에 차례로 넣어주었다. 영임도 한 입 입에 넣었다. 곧 희진엄마와 방울엄마가 들어왔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마늘이 쌓여있는 상에 빙 둘러앉아 김치부침개를 찢어먹으며 마늘을 깠다. 익숙한 손놀림은 하루이틀 한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그들은 어린 정헌과 정희를 데리고 알뜰살뜰 살림하는 영임이 늘 안쓰러우면서도 대단하다 여기고 있던 터였다. 측은지심의 마음이 크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어린 자식들 건사하며 없는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태고자 부업을 하는 영임은 평소에 큰 소리 한번 내거나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거나 남을 헐뜯는 수다를 떨거나 하는 경우가 없어 진중한 새댁으로 평이 나 있었다. 거기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손찌검을 해대는 바깥양반의 패악질을 익히 알아서 더욱 그러했다. 그들은 틈만 나면 와서 일손을 도왔다. 올때마다 반찬이건 아이들 간식이건 빈손으로 온 적이 없었다. 새벽부터 자다말고 일어나 주먹질을 할 때면 그 비명 소리에 밤잠을 설친 이웃들은 다음날 바깥양반이 나간 틈을 타 찾아왔던 터였다. 맞아서 퉁퉁 부은 눈가와 입가가 터진 피딱지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울기도 많이 울어주었다. 그냥 도망가라는 이웃들도 있었다. 간 곳은 절대 말안할테 무조건 멀리 도망가 살라고도 했다. 어디가면 입에 풀칠 못하겠냐고도 했다. 하지만 영임은 아이들에게 아빠없는 자식으로 키우고 싶지않았다다. 왜 그런 생각을 안했을까. 도망가고싶고 죽고싶고 하루에도 열댓번씩 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럴수 없었다. 그냥 나 하나 참고 견디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만 살았다.
“그런데 오늘 무슨 날이예요? 다들 이리 모이시고?”
“응! 아주 좋은 소식 들고 왔지! 우리 고생하는 정헌엄마 앞날 훤해지는 소식이여”
“뭔데요?”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껏 들떴다. 그들에게도 좋은 소식인 듯 싶었다.
“딱지라고 들어봤어?”
“딱지요?”
“응!”
“그게 뭔데요?”
“저 앞 복덕방 장씨가 여기 다 허물고 아파트가 들어서는데 그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말하자면 입주권이라고 하는데 그게 나온대”
“그건 원래 집 있는 사람들만 주는 거 아니예요?”
“몇 년 이상 산 세입자도 준다고 하니까 우리가 이렇게 달려왔지!”
“그럼 우리도 해당되는거예요?”
“그렇다니까?”
“이거 받기만하면 원래 아파트 분양가에 웃돈 더 얹어서 팔아도 되고 갖고 있다가 아파트 들어서면 들어가 살아도 되는거여”
영임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이제 고생 끝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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